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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29년 만에 우승인데, 돈 잔치를 못 벌인다?
관심이 모아지는 건, 이렇게 오래 기다린 우승인데 역사를 만든 선수단이 어떤 포상을 받느냐다. LG는 이미 26년 동안 묻어놨던, 고인이 된 구본무 전 회장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구매했던 '롤렉스' 시계와 일본 오키나와산 아와모리주로 화제가 되고 있다. 여기에 염경엽 감독이 지정한 MVP에게 1000만원의 상금을 사비로 주겠다고 해 분위기를 더욱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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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과도한 '메리트' 논란. 구단별로 지급되는 승리 수당과 보너스 금액 등 차이가 크다 보니 리그 질서가 무너질 조짐이 보였다. 한국시리즈에도 제한을 뒀다.
포스트시즌 전체 수익에서 50%에 가까운 운영비를 제한다. 그 남은 금액에서 정규시즌 우승팀에게 20%를 먼저 지급한다. 그리고 남은 돈을 포스트시즌 진출 팀에게 분배하는 데 우승팀은 그 중 50%를 가져간다. 지난해 SSG 랜더스의 통합 우승을 예로 들면, 입장 수익 101억2000만원 중 통합 우승팀 SSG가 가져간 돈은 약 34억6000만원이었다. 이 돈만 선수들에게 나눠줄 수 있다. SSG는 이 금액을 전액 선수단에 지급했다.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친 A급 선수가 1억2000만원 정도의 금액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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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차명석 단장은 "마음은 선수들에게 얼마라도 주고 싶은데, 더 줄 수가 없는 구조다. 규약을 어겼다가는 큰일 난다"고 밝혔다.
공식 규약은 아니다. 하지만 이사회 의결 사안이라 무조건 지켜야 한다는 게 KBO의 유권 해석이다. 이를 어겼다 적발되면 벌금 10억원에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 박탈이다. 코로나19 이슈가 있었던 2020, 2021 시즌은 입장 수익이 없거나 너무 부족해 돈을 좀 풀 수 있도록 예외 규정을 뒀었다.
당시 NC 다이노스와 KT 위즈는 '신나게' 돈을 썼다. 하지만 작년 시즌부터 모든 게 정상화됐다. 그래서 옛 소문을 들은 선수들은 "왜 우리는 액수가 적어졌냐"고 불만을 드러낼 수가 있다.
차 단장은 "돈이 안되면 LG 가전 제품이라도 주고 싶은데, 이것도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는 농담을 하며 기뻐하면서도 난감한 마음을 드러냈다.
사실 선수들도 '억만금' 보너스를 받지 못한다는 사실은 이미 다 알고 있었다. LG 선수들은 오로지 29년의 한을 풀고 챔피언이란 영과의 자리에 우뚝 서기 위해 하나로 똘똘 뭉쳤을 뿐이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