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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한국시리즈에서 잘했음에도 MVP를 못받은 수훈 선수에게 자신의 사비 1000만원을 털어서 주겠다고 한 LG 트윈스의 염경엽 감독이 수훈 선수를 2명 선정하는 바람에 결국 2000만원을 쓰게 됐다.
잠시 시간을 들인 뒤 "500만원씩 나눠서 줄 생각이다"라며 주인공이 둘이라고 먼저 밝혔다. 이어 "박동원 선수와 윤영찬 선수에게 주겠다. 둘이 좋은 가방 하나씩 사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박동원은 시리즈의 흐름을 바꾼 2차전의 역전 투런포를 쳤다. 2차전 3-4로 뒤진 8회말 KT가 자랑한 철벽 불펜인 홀드왕 박영현을 상대로 역전 투런 홈런을 때려냈다. 그리고 3차전에서도 박동원은 3-4로 뒤진 6회초 역전 투런포를 때려냈었다.
염 감독은 "영찬이는 내가 이닝을 끌고 가는데 있어서 숨통을 틔어준 역할을 해줬다"면서 "그래서 동원이에게서 500만원을 뺏어서 영찬이에게 주기로 어제 생각을 했다"라고 밝혔다.
즉 염 감독이 당초 박동원을 '아차상'으로 생각했다가 유영찬과 공동 수상으로 마음을 바꿨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세리머니 후 선수단의 식사 자리에서 상금이 1000만원으로 올렸다. 수상자인 박동원의 항의(?) 때문. 박동원과 유영찬 공동 수상으로 500만원씩 받는다는 소식을 들은 LG 고참 선수들이 박동원에게 상금 500만원을 유영찬에게 양보하라고 한 것. 박동원은 올해 4년간 총액 65억원의 FA 계약을 했고, 유영찬의 올해 연봉은 3100만원. 박동원은 식사자리에서 염 감독을 찾아와 "1000만원씩 주시죠"라고 당당하게 말했고, 염 감독은 이에 흔쾌히 OK했다고. 염 감독은 "박동원이 고참들한테 말을 들었나보더라. 동원이가 열심히 했는데 가방 하나는 사야 할 것 같아서 상금을 1000만원씩 주기로 했다"라며 웃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