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스스로를 코너로 모는 것 같아" 기대감에 짓눌렸나…롯데 '아픈손가락' 김진욱의 겨울 [SC피플]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3-11-19 10:52 | 최종수정 2023-11-19 11:11


"스스로를 코너로 모는 것 같아" 기대감에 짓눌렸나…롯데 '아픈손가락' …
롯데 김진욱.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분명한 건 정말 야구에 성실한 선수다. 결국 멘털적인 문제다."

초고교급 투수로 불리는 특급 루키. 하지만 프로의 벽에 부딪혔다.

롯데 자이언츠 김진욱은 올해 3년차 시즌을 마쳤다.

최고 150㎞ 직구를 던지는 좌완투수라는 표현만으론 김진욱의 매력을 설명할 수 없다. 좋은 슬라이더와 커브도 지녔다.

운동능력은 단연 발군이다. 잔근육으로 단단하게 다져진 체형도 돋보인다. 기본기도, 체력도 가장 열심히 훈련하는 선수다.

문제는 제구력과 기복이다. 올시즌 데뷔 이래 최다 경기(50경기)를 소화했지만, 최소 이닝(36⅓이닝)이었다. 평균자책점은 3년 연속 6점대.


"스스로를 코너로 모는 것 같아" 기대감에 짓눌렸나…롯데 '아픈손가락' …
롯데 김진욱. 스포츠조선DB
3억 7000만원이란 계약금에서 김진욱을 향한 기대치가 드러난다. 좌완 선발은 커녕 1군 좌완 불펜의 입지도 아직 분명하지 않다. 제자리걸음 단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어느덧 국가대표 좌완 선발로 자리잡은 친구 이의리(KIA 타이거즈)와의 차이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지금까진 '어리다'는 방패도 가능했다. 하지만 4년차 시즌에도 더 성장하지 못한다면 기대주로서 좀더 지켜보느냐, 빠르게 군문제부터 해결하느냐의 갈림길에 봉착한다.


김태형 감독도 김진욱을 주의깊게 보고 있다. 구위는 확실히 좋다는 판단을 내렸다. 기대감이 크다.


"스스로를 코너로 모는 것 같아" 기대감에 짓눌렸나…롯데 '아픈손가락' …
인터뷰에 임한 주형광 코치. 김영록 기자
주형광 투수코치는 롯데를 2차례나 한국시리즈로 이끈 레전드다. 2019년 이후 4년만에 롯데 유니폼을 입은 그와 김진욱은 첫 만남이다. 직구의 구속보다는 구위와 변화구에 강점이 있는 좌완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주 코치는 "(김)진욱이는 정말 성실한 선수다. 어떤 신체적인 문제보다는 심리적인 문제가 크다고 본다"면서 "제구를 잡을 것이냐, 구위를 더 끌어올릴 것이냐를 두고 고민중인 것 같다"고 답했다.


"스스로를 코너로 모는 것 같아" 기대감에 짓눌렸나…롯데 '아픈손가락' …
롯데 김진욱. 스포츠조선DB
"단순하게 접근했으면 좋겠다. (그동안 김진욱의 투구를 보면)스트라이크가 안 들어가니까 백스윙이 짧아진다. 존에 넣으려고만 하고, 여유가 없어지는 거다. 그러면서 가진 힘이 다 나오지 않는다."

마무리캠프에서는 변화구보다는 직구 위주의 피칭을 하고 있다. 실전은 물론 불펜피칭에서도 직구에 초점을 맞췄다. 가능한 '편안하게 자신의 피칭을 하라'는 게 주 코치의 지론이다. 그는 "잘 안되는 날 마음먹고 던진 공 하나가 볼이 되면 정말 크다. 스스로를 코너로 계속 몰아붙이는 거다. 결국 본인이 편해져야한다. 이게 왜 안 들어가, 왜 안 잡아줘 이런 생각보다는 미련 없이 다음 공에 집중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스스로를 코너로 모는 것 같아" 기대감에 짓눌렸나…롯데 '아픈손가락' …
롯데 김진욱. 스포츠조선DB
팀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김진욱을 팀의 중심으로 삼고 '지금' 키울 것이냐가 관건이다. 시즌초 성적이 좋지 않으면 팀도 여유를 잃는다.

"스스로가 가장 답답할 거다. 투수는 타자를 공격할 줄 알아야한다. 공격적으로 밀어붙일 수 있어야 한번 더 생각할 여유가 있다. 계속 수비적으로 쫓기면 잘 안된다. 자신감을 찾아야한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