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우리는 네가 꼭 필요하다. 함께 해보자."
한화는 지난 22일 열린 KBO 2차 드래프트에서 김강민을 4라운드 지명했다. 2001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로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 지명된 이래 23년 간 한 팀에서만 뛴 '원클럽맨'인 그가 35명의 보호선수 명단에 제외된 것도, 그런 그를 한화가 지명한 것 모두 누구도 상상 못했던 일. '충격'이란 표현이 뒤따랐다.
김강민은 23년 간 1919경기 출전, 통산 타율 2할7푼4리(5364타수 1470안타) 138홈런 674타점을 기록했다. 타격 뿐만 아니라 외야에서 믿을 수 없는 수비를 수 차례 선보이면서 '짐승남'이란 별명을 얻기도. 지난해 SSG에선 가을야구에서 끝내기 홈런 등으로 맹활약하며 한국시리즈 MVP에 오르기도 했다. 올 시즌 70경기 출전, 타율 2할2푼6리에 그쳤지만, 더그아웃과 라커룸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톡톡히 했다.
|
인천 야구의 상징으로 남을 지, 한화에서 현역 마지막 불꽃을 태울지의 갈림길에 선 김강민. 모두의 시선이 그의 결정으로 쏠렸다. 이 와중에 손 단장이 조심스럽게 소통에 나섰고, 결국 그의 마음을 붙잡는 데 성공했다.
한화 관계자는 "지명 당일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김강민과 접촉하기 어려웠던 게 사실"이라며 "단장님이 지명 배경과 필요성을 이야기하며 '한 번 만나고 싶다'고 하자, 김강민도 '마침 대구에 갈 일이 있는데, 대전으로 가겠다'고 답했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김강민은 24일 오후 한화 구단 사무실을 찾아 손 단장과 면담했고, 보류선수 명단 포함이 확정됐다.
|
|
새 출발을 결정한 김강민, 그가 던진 첫 마디는 SSG 팬들을 향한 감사 인사였다.
김강민은 한화 구단을 통해 전한 편지에서 SSG 팬들에게 "23년동안 원클럽맨으로 야구를 하며 많이 행복했다"며 "신세만 지고 떠나는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라고 적었다. 이어 "보내주신 조건 없는 사랑과 소중한 추억들을 잘 간직하며 새로운 팀에서 다시 힘을 내보려 한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