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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초대박'이다. 한국의 천재 타자 이정후가 일본의 천재 타자들을 넘어서는 '빅딜'에 성공했다. 예상을 비웃듯이 훌쩍 뛰어넘는 거액의 계약을 하면서 메이저리그에 입성한다.
'협상의 달인' 스캇 보라스를 에이전트로 선임한 이정후는 최근 미국으로 직접 건너간 상태였다. 최종 협상을 진행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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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정후에게 가장 꾸준히 가장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온 샌프란시스코가 1억달러가 넘는 총액을 안기면서 계약 합의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디애슬레틱'의 샌디에이고 구단 담당 기자인 데니스 린은 이정후의 샌프란시스코행 계약 소식이 알려진 후 "이정후 계약은 이적료를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투수 보강도 원하는 샌디에이고에게는 그정도의 여유는 없는 상황"이라고 계약 불발 이유를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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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의 계약 금액은 역대 아시아 선수로는 오타니 쇼헤이, 다나카 마사히로에 이어 3번째에 이른다. '투수 최대어'로 꼽히는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을 하면 순위가 4위로 밀려날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까지는 한국인 선수로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미국 언론에서는 이정후가 메이저리그 포스팅을 시작하자 주목해야 할 외야수 FA로 선정하면서 계약 규모는 총액 기준 최소 5000~6000만달러(약 661억~793억원)로 내다봤다. 예상 계약 기간은 4~5년 수준이었다. 그러나 실제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와 계약에 합의를 이른 계약 기간과 금액은 이를 훌쩍 넘는다. 몸값 경쟁이 붙으면서 예상 총액의 2배 이상을 넘어선 것으로 예상된다. 원 소속팀인 키움은 포스팅 이적료로만 1888만5000달러(약 250억원)를 받게 되는 '잭팟'을 터뜨렸다. 이적료는 이정후 계약 연봉과는 별도로 샌프란시스코 구단에서 지급한다. 실질적으로 샌프란시스코 구단의 지출은 1억1300만달러+1888만5000달러가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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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와 요시다의 사례를 들어, 미국 언론에서는 이정후의 몸값이 이들보다는 못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정후가 보여준 그동안의 커리어가 대단하고, 메이저리그에서도 성공 가능성이 높지만 KBO리그와 NPB의 리그 수준 차이도 직접적으로 비교를 당했다. 한 미국 매체는 "KBO리그는 더블A와 트리플A 사이 수준"이라고 혹평했고, NPB 보다 레벨이 낮은 리그이기 때문에 이정후의 몸값 측정 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이정후는 이를 비웃듯 1억달러를 돌파하면서 '꿈의 계약'에 성공했다.
지난 3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서도 한일전이 끝난 후 따로 만나 배트를 교환하고, "메이저리그에서 꼭 만나자"고 인사를 할 정도로 이정후와도 친밀한 사이인 요시다는 일본프로야구 최고의 교타자로 인정을 받은 상태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스턴의 계약이 '오버페이'라는 논란이 일었었다. 원 소속팀 오릭스 버팔로스에 줘야 하는 포스팅비까지 포함하면 총액이 1억540만달러(1392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요시다는 빅리그 데뷔 시즌을 성공적으로 치르며 오버페이 논란을 실력으로 잠재웠다. 140경기에서 155안타-15홈런-72타점. 타율 2할8푼9리, 출루율 0.338, 장타율 0.445, OPS 0.783을 기록했다. 타율로는 아메리칸리그 전체 5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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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의 일본인 타자들의 계약 조건을 뛰어 넘는 1억달러 돌파는 KBO리그에도 상징적인 사례가 될 수 있다. 일본 선수들과 비교해도 더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으며, 한국 선수들에 대한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시선이 과거보다 더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이정후를 이어 메이저리그 진출을 꿈꾸는 KBO리그 선수들에게 새로운 교본이 될 수 있고, 기준점이 세워질 수 있다. '바람의 손자' 이정후가 한국 야구에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