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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우승에 빛나는 일본 대표팀이지만, 당시 160㎞를 넘긴 일본 투수는 단 2명 뿐이었다. LA 다저스 이적이 확정된 오타니 쇼헤이(29), 그리고 '레이와의 괴물' 사사키 로키(22·지바롯데)다.
직구 평균 구속이 158㎞를 넘나든다. 고교 시절 이미 최고 163㎞의 직구를 던졌고, 프로 무대에선 165㎞까지 기록하며 일본 최고의 직구로 공인받았다. 최고 150㎞에 달하는 포크볼 역시 명품이다. 인상적인 슬라이더와 110㎞대의 슬로우커브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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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압도적인 직구를 가진 만큼 부상 위험이 상존하는 투수다. 지바롯데 구단은 데뷔 첫해 사사키를 단 한번도 프로무대(1,2군 포함)에 등판시키지 않았다. 구단 수뇌부의 출전 요청을 코치진이 거부해가며 애지중지 키웠다.
이윽고 잠재력을 터뜨리며 역대급 기록을 쏟아낸 2022년 기록한 2.02의 평균자책점은 경이롭다. 20경기 129⅓이닝을 소화하며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한채 9승4패를 기록했다. 올해는 1주일에 1경기만 등판했고, 그나마도 복사근 부상을 겪으며 15경기 91이닝 7승4패 평균자책점 1.78을 기록했다. 그래도 탈삼진 4위(135개)에 올랐다.
'약속된 복권'이라 한들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일본에서조차 로테이션을 지키며 정규이닝을 채운 경험이 없는데, 162경기를 치르는 메이저리그 진출은 아직 무리라는 지적이다.
사사키에게 붙은 괴물이란 별명은 일왕 연호에 따라 쇼와(에가와 스구루)-헤이세이(마쓰자카 다이스케)에서 이어진 계보다. 그 에가와 또한 "사사키는 1주일에 1경기만 등판해왔다. 메이저리그의 많은 경기수에 적응하기란 쉽지 않다. 가능하다면 가도 좋지만, 아직 준비가 미흡하다면 일본에서 더 준비하는 게 낫다"고 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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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 미국행을 타진 중인 야마모토 요시노부(오릭스)의 몸값은 최대 3억 달러(약 3945억원)까지 평가된다. 그렇게 되면 오릭스는 약 4700만 달러(618억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그렇지 못한 사사키는 '국제 아마추어 FA' 규정이 적용된다. 롯데 구단은 사사키가 받을 적은 계약금의 20%만 받을 수 있고, 사사키 본인은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더라도 첫 3시즌간 최저 연봉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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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롯데 구단은 사사키의 포스팅 요청을 거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일본 매체들에 따르면 사사키는 '액수와 관계없이 미국으로 가고 싶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때문에 미국 측에선 오타니처럼 신인 계약 당시 '선수가 원하면 해외 진출을 허락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