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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한번의 잘못 그보다 더 무서운 괘씸죄. 솜방망이 처벌 논란에 시달렸던 프로야구 구단들이 잇따라 철퇴를 내리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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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운전과 관련해서는 괘씸죄가 더 크게 작용한다. 비슷한 사례도 최근 있었다. 롯데 자이언츠 유망주 내야수 배영빈도 지난 10월 음주 운전에 적발된 사실을 구단에 숨겨 방출 조치 됐다. 대리 운전 기사를 부른 후 직접 차량을 골목에서 운전하는 과정에서 단속에 걸렸다. 배영빈은 적발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 취소 수준이었다. KBO는 1년 실격과 사회봉사활동 80시간 징계를 내렸는데, 롯데 구단이 배영빈이 이같은 사실을 구단에 곧장 보고하지 않았기 때문에 방출 조치했다. 배영빈과 박유연까지 최근 KBO리그에서만 2명의 젊은 유망주 선수들이 선수 생활이 중단될 위기에 놓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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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KBO는 허구연 총재 취임 직후 엄격한 결단을 내렸다. 복귀는 허가하되, 선수 계약을 승인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복귀 길을 차단했다. 이후 강정호는 현역에서 은퇴하고 타격 레슨장을 열어 제 2의 인생을 살고 있다. 3번의 음주 운전 적발 사실은 강정호의 복귀 마지막 희망까지 발목 잡는 과거였다.
한화 이글스 하주석도 지난해 11월 음주 운전이 적발됐고, 면허 정지 처분을 받았다. KBO는 하주석에게 7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하주석은 징계가 끝난 후 2023시즌 도중 복귀했지만 이후 부진했다. 그러면서도 한화 구단은 '주전급 선수인 하주석은 끝까지 품고 가려고 한다'는 비판까지는 피하지 못했다.
음주 운전은 KBO리그에서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과거부터 적지 않은 선수들이 음주 운전으로 적발됐고, 그로 인해 선수 생활이 끝난 사례도 있다. 예전에는 명확한 징계 규정이 정해지지 않아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도 있었다. 하지만 KBO가 이중 징계를 금지하고, 명문화된 규정을 일관되게 적용하기 시작했다. 규정상 면허정지 최초 적발은 70경기 출장 정지, 면허취소 최초 적발은 1년 실격이고, 회 음주운전은 5년 실격, 3회 이상은 영구 실격이다.
구단의 이중 징계를 금지하면서 오히려 이전보다 더 강한 징계가 내려지고 있다. 구단의 추가적인 징계는 불가능하지만, KBO 징계와 별도로 구단의 방출은 이중 징계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롯데와 두산의 결단 역시 앞으로는 이런 사례를 뿌리 뽑겠다는 근절 의지로 읽힌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