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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본격적 무더위가 시작된 지난 7월12일 광주 챔피언스필드.
"지난 시즌 한국에서 뛴 게 너무 좋았다. 다시 여기 와서 뛸 수 있게돼 너무 흥분되고 기뻤다."
2022년 대체 외인으로 KBO 무대에 입문한 파노니.
선수 본인은 당연히 재계약이 될 거라 믿었다. 하지만 KIA 생각은 달랐다. 제구형보다 구위형 선발 카드를 원했다. 앤더슨 메디 나 등 파이어볼러 듀오를 영입했던 이유. 하지만 이 선택은 실패였다. 파노니가 또 다시 대체 외인으로 한국땅을 밝게 된 이유다.
KIA의 선택을 받지 못한 파노니. 어떤 느낌이었을까. '서운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잠시 머뭇하던 그는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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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무기 슬라이더를 날카롭게 벼려 돌아왔지만 기교파 투수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16경기 6승3패, 4.26의 평균자책점. 승수는 늘었지만 전반적 지표가 하락했다. 퀄리티스타트는 5차례(퀄리티스타트+ 1차례)에 그쳤다.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도 1.23에서 1.32로 높아졌다.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는 1.90에서 0.84로 떨어졌다. 직구 평균구속 141㎞. 정교함과 타이밍 싸움이 조금만 흐트러져도 고전할 수 밖에 없는 구위였다.
내년 시즌 대망을 꿈꾸는 KIA로선 1순위 재계약 대상으로 삼기는 힘들었다.
외인 시장 상황이 워낙 좋지 못한 만큼 사실상 '보험용'으로 파노니 손을 놓지 않았을 뿐이다.
좋은 성적을 거뒀던 2022 시즌 후에도 선택받지 못했던 파노니. 만족할 만한 성적을 거두지 못한 올시즌 후 재계약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눈치 빠른 그가 돌아가는 상황을 파악하지 못할 리가 없었다.
결국 파노니의 선택은 KIA와의 선제 이별이었다. 버림 받기 전 먼저 손을 놓았다.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고향으로 돌아갔다.
내년 시즌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시즌을 시작하지만 빅리그에 콜업될 경우 연봉이 80만 달러로 오른다.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초청권도 포함됐다.
캠프 경쟁에서 살아남으면 시즌 초반부터 빅리그에서 뛸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안정감은 없다. 빅리그에 콜업돼 잠재력을 폭발시키지 않는 한 한국 만큼 돈을 벌 수도 없다. 그럼에도 파노니는 아픈 이별을 먼저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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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 9라운드 지명된 파노니는 클리블랜드, 토론토 블루제이스, LA 에인절스, 보스턴 레드삭스, 밀워키 블루어스 등에서 뛰다 지난 2022시즌 KIA 타이거즈의 대체 선수로 KBO리그와 인연을 맺었다.
빅리그 통산 50경기에서 118⅔이닝을 소화하며 7승7패, 5.4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파노니 2022시즌 성적
14경기 82⅔이닝 3승4패, 평균자책점 2.72. 퀄리티스타트가 8차례, 퀄리티스타트+ 4차례. 볼넷 24개, 탈삼진 73개, WAR 1.90
◇파노니 2023시즌 성적
16경기 82⅓이닝 6승3패, 평균자책점 4.26. 퀄리티스타트가 5차례, 퀄리티스타트+ 1차례. 볼넷 23개, 탈삼진 66개, WAR 0.84
◇파노니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
50경기 118⅔이닝 7승7패, 평균자책점 5.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