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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이정후가 포스팅 공시됐을 때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주목한 이유는 그의 컨택트 능력 때문이었다.
아라에즈는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타격왕과 실버슬러거를 차지했다. 1980~1990년대 토니 그윈을 연상시키는 아라에즈의 타격은 '3할의 예술'이라 칭할 만하다. 지난해에는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타율 0.316으로 AL 수위타자에 올랐고, 마이애미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뒤 올시즌에는 0.354의 타율로 양 리그 통합 타격 1위를 차지했다. 전반기에는 4할 타율을 상당 기간 유지하기도 했다.
아라에즈의 강점이 바로 맞히는 기술이다. 맞히는 기술은 헛스윙 비율과 삼진 비율로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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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이정후가 방망이를 휘둘렀을 때 맞지 않은 헛스윙 비율(whiff %)은 8.8%였고, 직구에 대해서는 3.0%에 불과했다는 얘기다. 또한 체이스 레이트(chase rate), 즉 유인구에 헛스윙 한 비율은 23%였다.
아라에즈의 경우 올시즌 공을 맞힌 비율이 91.6%, 체이스 레이트는 31.8%였다. 헛스윙 비율이 전 구종 합계 8.4%인데, 직구에 대해서는 6.5%였다.
삼진 비율의 경우도 이정후가 결코 뒤지지 않는다. 올해 이정후는 발목 수술을 받아 후반기 결장한 가운데 5.9%의 삼진 비율을 기록했다. MVP를 차지한 작년에는 5.1%로 '커리어 로'였고, 통산으로는 7.7%다.
아라에즈의 삼진 비율은 올해 5.5%, 통산 7.6%다. 삼진 비율 최소 부문서 이정후와 아라에즈가 각 리그 1위다. 그러니까 상대 투수가 삼진을 잡기가 가장 까다로운 타자가 KBO에서는 이정후, 메이저리그에서는 아라에즈라는 것이다.
올해 보스턴 레드삭스에 입단해 데뷔 시즌을 치른 일본인 타자 요시다 마사타카는 타율 0.289(537타수 155안타)을 올리면서 삼진 비율이 메이저리그 평균(22.7%)보다 훨씬 낮은 14.0%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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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연봉은 아라에즈가 610만달러, 요시다는 1560만달러였다. 풀타임 4시즌을 마쳐 여전히 연봉조정신청 자격을 갖고 있는 아라에즈의 내년 예상 연봉은 1220만달러로 추정된다. 요시다의 내년 연봉은 1860만달러다.
이정후는 내년 책점 연봉이 733만달러로 이들보다는 훨씬 적다.
현지 일부 전문가들이정후가 요시다와 비슷한 스타일이지만, 고전할 확률은 더 높다고 보고 있다. KBO와 NPB의 수준 차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투수의 투구 스피드가 차원이 다르게 빠른 메이저리그에서 이정후의 컨택트 능력이 통할 지도 의문이라는 의견도 상당하다.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올시즌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직구 평균 구속은 94.2마일(151.6㎞)로 사상 처음으로 94마일은 넘어섰다. 올해 KBO 직구 스피드는 평균 143.8㎞로 메이저리그보다 7.8㎞가 느렸다.
이정후는 지난 19일 인천공항에서 가진 입국 기자회견에서 미국 투수들의 빠른 공에 대해 "일단 부딪혀보고 싶다. 폼을 바꾸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다. 적응해야 한다. 한국에서 폼도 바꾸고 해봤는데,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최고로 잘 할 때인데도 그런 변화를 준 걸 높게 평가해주시더라"고 답했다. 본인도 잘 알고 있는 부분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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