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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체감 온도 20도를 밑도는 한파가 한반도를 덮쳤다. KBO리그 FA 시장의 최근 분위기도 비슷하지 않을까.
이로써 이번 FA 시장에서는 전준우(롯데)-안치홍(한화)-고종욱(KIA) 김재윤(삼성) 그리고 양석환에 이어 임찬규, 장민재, 오지환까지 순서대로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여전히 상당수의 선수들이 시장에 남아있다. 투수 함덕주, 주권, 홍건희, 김대우, 임창민, 오승환, 내야수 김민성, 김선빈, 강한울, 포수 김민식, 이지영까지 11명이다. FA 권리를 행사한 선수가 총 19명인데, 그중 계약자는 8명 뿐이다. 오지환을 예외로 치면 1명 더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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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구단들은 FA 협상에 대해 단어 선택 하나하나에 신중한 모습이다. 최대한 선수 측을 자극하거나, 불편한 상황이 되지 않게끔 하려는듯 하다. FA 협상 진행 과정을 물어보면 대부분의 구단 관계자들이 "순조롭게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결국은 의견 차이, 곧 계약 조건 차이다. 계약 기간과 돈 문제에 따른 차이가 가장 크다. 어느정도 합의점에 도달해야 계약금이나 인센티브 비율, 옵션의 종류 등을 논의할 수 있는 것이지 그렇지 않으면 협상에는 진척이 없고 만남 횟수만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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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시장에 남아있는 선수들 중에 타팀 이적 가능성이 있는 선수는 극히 드물다. 이제 연말에 접어들면서 대부분의 팀들이 큰 틀의 전력 구상을 마쳤고, 샐러리캡이 부담스러워 외부 영입에 쉽게 뛰어들지 않는 분위기다. 전준우, 안치홍, 양석환 등 상대적으로 대어급으로 평가받았던 선수들은 실제로 타팀의 영입 경쟁도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서둘러 계약이 체결됐다. 그렇지 않은 경우 협상 테이블 자체가 느리게 흘러갈 수밖에 없다. 구단들은 급하지 않기 때문이다.
협상에 진통이 있는 구단들은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FA가 곧 시장 논리인데, 선수의 몸값은 경쟁이 붙으면 자연스럽게 올라가게 된다. 그렇지 않을 때는 구단들도 내부에서 측정한 금액 이상을 훨씬 넘어서면서까지 무리하게 계약을 추진할 이유가 없지 않나"라고 푸념한다.
반대로 선수들의 입장도 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대리인을 내세워 협상 진행 중인데, "선수의 현재 가치 그리고 팀에서의 역할에 대한 합당한 대우를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 나온다.
결국 통산 커리어나 최근 비슷한 성적을 거둔 선수들이 비교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먼저 FA 계약을 체결한 선수의 몸값이 외부 영입 경쟁과는 별도로 어느정도의 기준선이 되는 셈이다. 이 부분에 있어 구단과 선수들의 다른 시각이 협상 난항을 만들고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