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가 1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2회 두 번째 타석에서 헬멧이 벗겨질 정도로 강하게 헛스윙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2회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고 있는 오타니. 고척=정재근 기자cjg@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한국 팬들 앞에서 두 번이나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쓴웃음을 지어보였다.
오타니는 지난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스페셜 게임에서 두 차례 타석에 들어가 키움 선발 아리엘 후라도에 모두 삼진을 기록했다.
2번 지명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오타니는 1회 1사 후 첫 타석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볼카운트 2B2S에서 후라도의 5구째 가운데 높은 스트라이크존을 날아드는 91.8마일 싱커에 방망이를 헛돌렸다.
이어 3-0으로 앞선 2회초 1사 1,3루에서도 비슷한 코스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후라도의 초구 바깥쪽 포심을 볼로 고른 오타니는 2구 87.4마일 몸쪽 커터에 헛스윙한 뒤 3구째 90.7마일 몸쪽 싱커를 스트라이크로 보냈다. 이어 4구째 88.6마일 몸쪽 낮은 싱커를 파울로 걷어낸 뒤 91.2마일짜리 가운데 높은 공에 방망이를 헛돌렸다. 헬멧이 벗겨질 정도로 힘차게 스윙했다.
오타니의 머리 높이로 날아드는 높은 볼이었음에도 참지 않았다.
오타니 쇼헤이의 2023년 존(zone)별 타율. 출처=baseballsavant
이날 중계를 맡은 스포츠넷LA의 캐스터 조 데이비스와 해설위원 오렐 허샤이저가 이 대목을 집중적으로 언급했다.
중계진은 오타니가 4구를 파울로 걷어내자 "작년 오타니에게는 흥미로운 기록이 하나 있다. 투수들은 그의 팔과 큰 덩치를 보고 아웃으로 잡고 싶겠지만, 그는 무릎 아래의 낮은 공보다 높은 코스의 공을 훨씬 잘 쳤다"고 소개했다.
그 직후 높은 공에 헛스윙 삼진을 당한 것이다.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오타니는 작년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는 높은 공 타율이 바깥쪽 0.393, 몸쪽 0.333이었다. 또한 스트라이크존 아래로는 바깥쪽이 0.123, 몸쪽이 0.140을 나타냈다. 즉 낮은 코스와 높은 코스 공을 대하는 능력에 큰 차이가 났다는 얘기다.
오타니가 삼진으로 물러나자 캐스터는 "두 번이나 매우 높은 공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고 전했다.
키움 히어로즈 후라도가 1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LA 다저스와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cjg@sportschosun.com/2024.03.17/
후라도는 파나마 출신으로 2018~2020년 텍사스 레인저스와 뉴욕 메츠에서 3시즌을 던진 경력이 있다. 텍사스 시절에는 같은 아메리칸리그 소속의 오타니와 숱하게 상대했다. 강했다. 오타니는 후라도를 상대로 22타석에서 타율 0.182(22타수 4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볼넷은 한 개도 얻지 못하고 6삼진을 기록했다.
공교롭게도 오타니는 4년 만에 한국 무대에서 '천적'을 다시 만나 두 타석에서 모두 삼진으로 돌아서는 수모를 당한 것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