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 SSG의 경기. 9회초 2사 2루 레이예스가 동점 투런포를 친 후 고승민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3.24/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개막 2연패는 아쉽다. 하지만 희망도 찾았다.
롯데 자이언츠는 SSG 랜더스와의 개막 시리즈에서 2연패를 당했다. 시즌초 순위표에서 KT 위즈와 함께 가장 아래로 내려앉았다.
강점이던 마운드에 균열이 드러났다. 시범경기에서 부진했던 에이스 윌커슨은 개막전 홈런 2방을 허용했다. 구승민과 김원중, 불펜의 기둥을 이루는 두 투수도 시작이 좋지 않았다.
한동희마저 빠진 타선은 무게감 부족이 눈에 띄었다. 상대팀 SSG는 2021~2023년 3년 연속 팀 홈런 전체 1위를 차지한 '홈런 군단'이다. 지난해에도 125개로, 2위 KIA 타이거즈(101개)와 큰 차이로 1위였다. 최정 한유섬 에레디아 등이 번갈아 아치를 그려냈다. 그래서 더 대조적이었을 수도 있다.
2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 SSG의 경기. 3회말 1사 1루 조형우의 타구를 중견수 윤동희가 잡은 후 펜스에 부딪히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3.24/
2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 SSG의 경기. 3회말 1사 1루 조형우의 타구를 중견수 윤동희가 잡은 후 펜스에 부딪혔다. 충격으로 부러진 고글을 들고 있는 윤동희.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3.24/
개막 2경기만에 리드오프로 자리잡은 윤동희를 비롯해 고승민 레이예스 등의 불방망이는 반갑다. 윤동희는 중견수까지 무난하게 소화하며 데뷔 3년차에 만개한 기량을 뽐내고 있다. 장점인 타격은 물론 선구안도 향상됐고, 타구 판단도 한결 발전한 모습을 보여줬다.
고승민도 거듭된 포지션 이동의 부담을 이겨내고 좋은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재능 하나만큼은 원래 '확신의 유망주'로 불리던 그다. 2022년 후반기 4할 타율로 증명했듯, 기회가 주어지고 자신감이 붙는다면 지금보다 훨씬 위를 바라볼 만한 선수다. 윤동희 고승민 모두 이미 병역이 해결된 선수들인 점도 기분좋은 점.
특히 24일 경기에선 0-6으로 뒤진 9회초에도 타선이 포기하지 않고 불꽃 같은 추격전을 벌이며 동점까지 만든 점이 반갑다. 레이예스는 당초 중견수로의 호타준족에 초점을 맞췄던 선수지만, 결정적 순간 동점 투런포를 쏘아올리며 클러치 히터의 면모와 함께 장타에 대한 기대치도 높였다. 2018년 앤디 번즈(23홈런) 이후 6년만에 20홈런을 넘기는 외국인 타자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2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 SSG의 경기. 8회말 전미르가 투구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3.24/
나승엽과 전준우도 연일 경쾌한 스윙을 보여주고 있다. 노진혁 유강남 FA 듀오가 보다 적극적인 타격을 보여준다면 타선에 힘이 붙을 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