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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요즘 북미 프로스포츠가 스포츠 도박으로 시끄러운 것은 비단 오타니 쇼헤이 때문만은 아니다.
포터는 클리퍼스전에서 3리바운드 1어시스트에 3점슛은 없었다. 스포츠 도박 전문 드래프트킹스에 따르면 포터의 3점슛 베팅(0.5개 미만)에 가장 많은 배당이 주어졌다고 한다. 새크라멘토전에서는 2리바운드에 그쳤는데, 이 또한 프로포지션 베팅 중 배당률이 가장 높았다. 포터는 두 경기에서 모두 부상을 이유로 5분 미만을 뛰었다.
특히 클리퍼스전에는 포터의 활약을 놓고 평소의 10배에 해당하는 거액을 베팅하는 시도가 다수 발견됐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한다. NBA가 포터의 연루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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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오타니는 사태 발생 5일 만에 가진 기자회견에서 "개인적으로 내가 믿었던 사람이 이런 일을 벌였다는데 대해 매우 슬프고 충격을 받았다. 그는 내 계좌에서 돈을 훔쳤고, 거짓말을 했다"며 억울함을 강조한 뒤 "나는 야구 혹은 그 어떤 스포츠에 베팅한 적이 결코 없고, 누군가에게 나를 대신해 그런 일을 하라고 요청한 적도 없다"며 결백을 주장했다.
그런데 오타니에 대한 의심이 커진 결정적인 이유는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지 않은 때문이다. 심지어 사진 및 동영상 촬영도 금지했다. 또한 작년 말 다저스 입단식과 올초 MVP 시상식에서 영어로 준비한 입장문을 읽은 것과 달리 이날은 다저스 구단 직원을 통역으로 두고 일본어로 12분간 이야기했다는 점도 석연치 않다는 반응이 많다.
기자회견은 팬들이 궁금해 하는 사항을 기자가 대신 물어보는 자리다. 질의응답을 하지 않겠다면 보도자료를 배포하면 되는 일이다. 굳이 시간과 경비를 써가며 회견을 할 필요가 없다. 평소 신중하고 사려깊기로 유명한 오타니가 이를 모를 리 없는데, 결국 진정성을 강조하기 위해 기자회견 형식을 빌었다는 것이다.
미국 현지 언론들이 연일 오타니 도박 스캔들 기사를 쏟아내며 지적하는 것이 바로 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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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최대 매체 토론토 선은 31일 '포터와 오타니의 사례가 스포츠리그에서 도박 문제의 시작에 불과한 이유'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하며 우려를 나타냈다.
칼럼은 '분명히 북미 스포츠리그는 도박과 관련된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그리고 적지 않은 전문가들이 지적하고 있지만, 스포츠 베팅을 멀리할 것 같은 운동선수들이 베팅을 거부하기 어려운 유형에 정확히 들어맞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승부조작 분야의 전문가(match-fixing expert)이자 뉴헤이븐대학의 형사사법 및 법의학 칼리지 연구원인 데클란 힐은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젊은 운동선수는 해당 종목에서 뛰어난 자질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포기할 줄 모르고, 승부욕이 지나치게 강하고, 그들이 벌이는 경쟁이 치열하고, 뛰어난 실력으로 역경을 극복하는데, 이 모든 것들이 선수들이 도박에 빠지기 쉽게 만든다"며 "그러한 모든 자질들은 운동선수를 그 누구보다 강력한 갬블러로 만들어주는 요소도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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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는 지난 29일 오타니 도박 스캔들에 대해 "메이저리그의 고결함에 관해 팬들에게 확신을 심어주는데 있어 오타니의 결백을 입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 문제를 조사하기 위한 절차에 들어갔고, 모르긴 해도 해결되는데 짧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누구도 아닌 오타니에 관한 문제이니 메이저리그 전체에 얼마나 중요한 사안인지 인식하고 있다는 얘기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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