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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현실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지는 법 잊은 한화...KT 3연전 스윕 '7연승 돌풍' [대전 현장]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4-03-31 16:43 | 최종수정 2024-03-31 18:16


'이제는 현실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지는 법 잊은 한화...KT 3연전 …
3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KT 경기. 2회 KT 벤자민을 상대로 3점 홈런을 날린 한화 노시환. 대전=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03.31/

[대전=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이젠 현실로 받아들여야 할 때.

운이 아니다. 정말 무섭다. 누구와 만나도 이길 것 같다. 한화 이글스가 7연승을 내달렸다.

한화는 3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홈 개막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홈런 2방 포함, 장단 18안타를 터뜨리며 14대3 대승을 거뒀다.

한화는 이날 승리로 KT와의 홈 개막 3연전을 모두 쓸어담았다. 23일 LG 트윈스와의 개막전 패배 후 열린 7경기를 다 이겼다. 7연승. 10년 만에 차지한 단독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두 시리즈 연속 스윕. 2006년 5월 롯데 자이언츠, SK 와이번스(SSG 랜더스 전신) 연속 스윕 이후 무려 18년 만이다. 그리고 한화가 개막 8경기 7승1패를 거둔 것도 1992년 이후 32년 만이니 감개무량할 수밖에 없다.


'이제는 현실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지는 법 잊은 한화...KT 3연전 …
3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KT 경기. 2회 KT 벤자민을 상대로 3점 홈런을 날린 한화 노시환. 대전=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03.31/
연승 과정 완벽한 투-타 밸런스를 보여준 한화. 기세를 탄 한화는 너무 무서웠다. KT는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1회부터 한화 분위기였다. 한화는 이날 담 증세를 보인 김민우 대신 신인 황준서가 선발로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하지만 황준서가 1회부터 삼진 2개 포함해 삼자범퇴를 시켜버리며 한화쪽으로 흐름을 가져오게 했다.

그리고 한화는 일찌감치 승기를 가져왔다. 2회 7득점 빅이닝을 만든 것. 선두 안치홍의 2루타가 시작이었다. 김태연과 임종찬이 아웃되며 분위기가 가라앉나 했지만, 최재훈의 사구가 변곡점이 됐다. 여기서 흔들린 KT 선발 벤자민에 이도윤에게 1타점 2루타를 맞았다.

평정심을 잃은 벤자민은 문현빈에게 2타점 적시타, 페라자에게 안타, 채은성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더니 4번 노시환에게 스리런 홈런까지 내주고 말았다. 노시환의 시즌 3호포.


'이제는 현실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지는 법 잊은 한화...KT 3연전 …
3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KT 경기. 2회 2사 1, 2루에서 장성우를 뜬볼로 처리하며 주먹을 쥐어보이는 한화 황준서. 대전=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03.31/

한화의 기세가 너무 세 여기서 이미 승부가 갈린 느낌이었다. 한화는 3회 KT의 숨통을 완전히 끊었다. 이도윤의 1타점 3루타에 이어 문현빈의 적시타, 그리고 페라자의 투런포까지 터졌다. 페라자의 4호 홈런이자, 이틀 연속 대포. 한화생명이글스파크는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11-0이 되며 KT는 완전히 전의를 상실하고 말았다. 그나마 다행인 건 4회 선두 문상철이 황준서를 상대로 솔로 홈런을 치며 영봉패를 면하게 해줬다는 것이다. 아니었다면 고졸 신인 데뷔전에 무실점 승리 제물이 될 뻔 했다. 문상철은 9회에도 투런포를 치며 마지막 자존심을 살려줬다. 프로 데뷔 후 첫 한 경기 멀티포.


'이제는 현실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지는 법 잊은 한화...KT 3연전 …
3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KT 경기. 투구하는 한화 김서현. 대전=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03.31/
이후 경기는 쭉쭉 흘러나갔다. 사실상 승패가 정해졌기 때문이다. 한화는 황준서가 5이닝을 투구한 후 이번 시즌 한 번도 등판하지 못했던 김서현을 내세우며 여유있게 경기를 운영했다. 문현빈과 최인호는 7회 1타점 2루타와 적시타를 치며 3이닝 동안 환호를 참은 팬들의 갈증을 풀어줬다. 한화생명이글스파크는 이날도 1만2000명 관중이 꽉 들어찼다. 3경기 연속 매진.

황준서는 5이닝 동안 73개의 공을 던지며 3안타(1홈런) 2사구 5삼진 1실점으로 KBO 역대 10번째 고졸신인 데뷔전 선발승 기록 투수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직구-포크볼 투피치 위력이 나쁘지 않았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9km를 찍었다.


'이제는 현실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지는 법 잊은 한화...KT 3연전 …
3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KT 경기. 초반 대량 실점을 허용한 KT 선발 벤자민. 대전=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03.31/
KT 선발 벤자민은 3이닝 11안타(2홈런) 11실점의 참혹한 기록을 남기게 됐다. 불펜 소모가 많았던 KT는 벤자민을 최대한 길게 끌고갈 수밖에 없었는데, 재앙이 되고 말았다. 벤자민은 지난해 4월20일 수원 SSG 랜더스전 6이닝 6실점이 최다 실점 기록이었다.

KT는 부진한 4번 박병호를 빼는 강수를 뒀지만, 팀 5안타 빈타 속에 아쉽게 짐을 싸게 됐다. 강백호가 경기 막판 포수 마스크를 쓴 게 그나마 볼거리였다.


대전=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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