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와 키움의 경기. 첫 승을 거둔 키움 선발투수 헤이수스가 동료들로부터 물세례에 활짝 웃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3.31/
[고척=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타자를 치게끔 만드는 전략으로 바꿨다."
올시즌 '복덩이' 별명을 가장 먼저 얻은 선수는 한화 이글스 외국인 타자 페라자다. 개막 후 엄청난 활약에,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로 한화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런데 키움 히어로즈에도 '복덩이'라고 인정받을 만한 선수가 나타났다. 바로 올시즌 KBO리그에 데뷔한 외국인 투수 헤이수스다. 1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또 이겼다. 그것도 6이닝 무실점. 삼진을 무려 10개나 잡았다. 투구수는 77개에 그쳤다. 직전 등판 내전근에 불편함을 느낀 탓에 투구수 조절을 한 것이다.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자는 의도였다.
NC 다이노스와의 경기, KBO리그 데뷔전. 영점이 전혀 잡히지 않았다. 볼넷 3개에 사구도 2개나 나왔다. 공은 빠른데 제구는 형편 없는 투수인줄 알았다. 하지만 반전 드라마가 만들어지고 있다. 두 번째 LG 트윈스전과 한화 이글스전 연속으로 훌륭한 피칭을 하며 개인 3연승을 달리게 됐다.
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BO리그 키움과 한화의 경기. 선발 투구하고 있는 키움 헤이수스. 고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04.06/
좌완인데 150km가 훌쩍 넘는 직구 구위가 좋다. 직구 뿐 아니라 투심패스트볼로 타자들을 헷갈리게 한다. 여기에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변화구도 다양하게 던지니 타자들이 상대하기 어렵다. 제구가 흔들린다면 모르겠지만, 존 안에 공격적으로 공을 넣으니, 유리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밖에 없다.
헤이수스는 롯데전 승리 후 "투구 내용도 좋았고, 팀이 이겨 기쁘다"고 소감을 밝히며 "상대 타자들이 공격적으로 나왔지만, 나는 내 공을 믿고 던져 좋은 결과를 냈다"고 말했다.
3연승 기간, 어떤 게 달라졌을까. 헤이수스는 "최근 투구 전략을 바꿨다. 스트라이크 존 안에 넣어 타자들이 치게끔 하는 것이다. 그 전략이 주효해, 오히려 타자들의 스윙을 많이 이끌어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헤이수스는 관건인 몸상태에 대해 "투구수는 경기 전부터 80개 내외로 던질 걸로 알고있었고, 나도 동의한 부분이다. 몸상태는 크게 이상이 없다"고 자신있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