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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심판님이 못보신 거 같아서…바로 손을 들었죠."
2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한화 이글스 1루수 김태연의 기지였다. 상대는 리그에서 가장 얄미운 사나이, 롯데 자이언츠 황성빈이었다.
1경기에 비디오 판독을 요청할 수 있는 횟수는 단 2번(실패시, 연장전 돌입시 1번 추가) 뿐이다. 1회초 1사 1루에선 쉽지 않은 결심. 하지만 정경배 감독대행은 김태연의 요청을 들어줬고, 판독 결과는 아웃이었다. 황성빈이 1루를 밟고 섰다가 잠시 방심한 틈에 태그되는 모습이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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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한화 선발은 황준서였다. 다음타자 고승민에게도 볼넷을 내줬음을 감안하면, 초반 크게 흔들릴 수 있었던 신인 투수를 다잡아준 선배의 지원이었다.
그 덕분일까. 황준서는 이날 6이닝 무실점 6K로 호투, 프로 데뷔 후 첫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달성하며 시즌 2승째를 따냈다. 김태연은 "(황)준서가 잘 이겨낸 거죠. 잘 던졌잖아요"라고 강조했다.
김태연은 지난 5월 14일 NC 다이노스전부터 1번타자로 나서고 있다. 주로 5~7번 정도의 위치에서 한방 장타를 담당해온 그에게 익숙한 위치는 아니다. 전통적인 리드오프의 역할처럼 기민한 몸놀림을 가진 선수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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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타자라고 해서 다른 타순보다 더 잘해야한다 이런 부담 가질 이유도 특별히 없는 것 같아요. 늘 하던대로 똑같이 치고 있습니다."
올시즌 타율 3할2푼1리 6홈런 2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71로 커리어하이를 기록중이다. 김태연은 "시즌 초반에 코치님들께서 많이 신경써주신 덕분에 컨디션 관리가 잘됐습니다. 그 컨디션을 최대한 길게 유지하는게 목표입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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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이 내보내주시는 대로 어느 포지션이든 열심히 뛸 뿐입니다. 전 시합에 나가는 자체로 항상 감사합니다."
대전=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