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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게임으로만 알던 투수의 대기록을 20년만에 작성했다.
사실 마무리 투수가 승리 투수가 되기란 쉽지 않다. 아무래도 마무리 투수는 리드할 때 승리를 지키러 등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영현은 팀 사정상 동점일 때 등판할 때가 많았고 박영현이 마운드에 있을 때 팀이 승리를 거두면서 박영현에게 승리가 차곡차곡 쌓였다. 10승을 하며 박영현은 다승 공동 7위까지 올랐고, 세이브 순위도 4위로 다승과 세이브 모두 10위 이내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게다가 10승에 오르면서 승률 순위에도 이름을 넣게 됐다. 10승2패로 승률 0.833으로 NC 다이노스의 카일 하트(11승2패, 승률 0.846)에 이어 2위가 됐다.
이날은 달랐다. 확실히 좋아진 직구로 LG 타자들을 윽박질렀다. 가장 큰 위기에 올라왔다. 4-4 동점인 8회말 2사 만루서 타점 1위 오스틴을 상대하러 마운드에 섰다. 오로지 직구로만 승부.초구 볼에 이어 2구째 스트라이크가 들어갔고 3구째 오스틴이 쳤으나 밀리며 파울이 됐다. 그리고 4구째 150㎞ 직구에 오스틴이 다시 쳤지만 1루수 파울 플라이로 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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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현은 경기후 인터뷰에서 "20년만에 나오는 대기록이라는 것을 알고는 있었다. 그러나 생각을 하지는 않고 있었다"면서 "10회에 역전하자마자 형들이 말해주셔서 알게 됐고 기대를 했다"며 웃었다.
조용준이 달성했던 20년전 2004년은 2003년생인 박영현이 2살 때다. 박영현은 "사실 게임 캐릭터로 알고 있다. 레전드이신 것은 잘 알고 있다"며 웃었다.
마무리 투수인데 10승을 한 것에 의외로 좋아했다. 박영현은 "마무리 투수라서 세이브를 더 욕심내는 것을 생각했었는데 팀이 중요한 상황에서 나와 승리하는 것도 좀 짜릿하다. 그러다보니 10승까지 오게됐다. 엄청 기분이 좋다"라고 했다.
8회 위기에서 오스틴과는 오로지 직구 승부를 생각했다. 박영현은 "무조건 정면 승부를 생각했다. 그 상황을 막아야 팀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고, 정면 승부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했다"면서 "오스틴 선수가 타이밍이 늦어 파울이 나서 이겼다고 생각하고 더 자신감을 얻어 던졌다"라고 했다.
마무리 투수지만 많이 던지고 있다. 54경기서 64⅔이닝을 던졌다. 멀티 이닝을 소화한게 무려 22번이나 된다. 박영현은 "힘들긴 하다"면서도 "지금 기록이 좋아서 오히려 더 도움이 되면 무조건 던지겠다고 감독님께 말씀드렸다. 몸도 꾸준히 관리하고 있어서 남은 경기 잘 관리하면서 던지겠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