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하)재훈이는 내가 와서 2년 동안 기회를 많이 줬다. 본인이 못 잡았다."
이숭용 SSG 랜더스 감독이 30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 앞서 냉정히 선수단을 정리한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하재훈의 방출이 눈길을 끈다.
SSG는 이날 '외야수 하재훈 이정범, 투수 박상후 최수호 등 4명을 방출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투수 길지석과 내야수 김예준 임태윤 등 독립리그 출신 젊은 선수 3명을 육성선수로 영입해 선수단 재정비를 마쳤다.
하재훈은 우여곡절이 많았던 선수다. 해외파 출신인 하재훈은 마이너리그, 일본프로야구, 일본 독립리그 등을 거쳐 2019년 SK 와이번스(현 SSG)에 입단했다. 해외에서 뛸 때까지만 해도 타자였는데, KBO리그에서는 투수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2019년 데뷔 시즌 하재훈은 마무리투수 보직까지 꿰차며 61경기, 36세이브, 59이닝, 평균자책점 1.98로 맹활약했다. 그해 세이브왕을 차지했고, 당시 구단 역대 한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투수로 정점을 찍었던 하재훈은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야수로 전향했다. 그저 야구를 더 하고 싶어서였다. 2020년부터 어깨 통증으로 고전하다 2021년 시즌을 끝으로 투수를 포기했다. 선수 생활하면서 투수보다 타자로 더 커리어가 길기 때문에 자신도 있었고, 타자로도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도 싶었다. 투수로 세이브왕이라는 결과를 얻었으니 타자로는 홈런왕 타이틀을 한번은 차지하고 유니폼을 벗겠다는 원대한 목표도 세웠다.
하지만 마음처럼 잘 풀리진 않았다. 2023년은 타율 3할3리(201타수 61안타), 2024년은 10홈런을 기록하며 타격도 된다는 것은 확인했는데, 주전으로 풀타임을 뛸 기량까지는 올라오지 못했다.
지난해는 18경기 출전에 그치면서 타율 1할4푼3리(56타수 8안타)로 부진했고, 올해는 1군에 한번도 부름을 받지 못했다. 퓨처스리그에서는 5월 이후 출전 기록이 없다. 이미 마음의 준비를 했을 듯하다.
이 감독은 "(하)재훈이는 내가 와서 2년 동안 기회를 많이 줬다. 본인이 못 잡았다. (김)성욱이가 왔고, (채)현우도 성장하고 있다. 아쉽지만, 그래도 정말 열심히 한 친구인 것은 아는데 결과가 조금 더 나왔어야 한다. 적지 않은 나이기도 하고, 그렇게 판단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타격에 나름 강점을 보였던 이정범을 포기한 것과 관련해서는 "지금 우리 프런트와 현장 모두 아깝다고 생각했다. 타격 하나 놓고 보면 그런데, 1루에 (전)의산이가 들어오고, 외야도 그렇고. (이)정범이가 1군에 올라올 수 있는 시간보다 2군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니까. 본인한테 기회가 한번 더 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프런트와 고민하다 결론을 내렸다"며 새 구단에서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기를 기대했다.
광주=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