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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메이저리그에서 최고의 인기 경품은 바블헤드(bobblehead)다. 건드리면 얼굴이 흔들흔들하는 피규어로 보통 타자와 투수의 가장 특징적인 타격폼과 투구폼을 끄집어내 형상화한다.
공식 집계된 이날 입장 관중은 5만3290명으로 다저스타디움에 올시즌 세 번째로 많은 팬들이 몰려들었다. 오타니 바블헤드라면 평생 간직하고 후대에 물려줄 만한 희귀품이 될 수도 있다. 다저스 구단은 골드 한정판 2000개를 포함해 4만개의 오타니 바블헤드를 제작했다.
그런데 공개된 오타니 바블헤드 모양이 일반적이지 않다. 투타 겸업인 그의 타격폼 또는 투구폼이 아니라 그가 가족 만큼이나 애지중지하는 반려견 데코이를 안은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었다. 오타니가 지난해 11월 AL MVP에 선정된 직후 MLB 네트워크 인터뷰 때 처음 공개한 바로 그 반려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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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는 이날 데코이와의 시구-시포 이벤트를 위해 3주 전부터 준비했다고 한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는 다저스타디움 그라운드를 달리는 연습도 했다. 오타니는 "정말 특별한 밤이다. 오늘은 데코이에게 특별한 스낵을 사줘야겠다"고 말했다.
오타니는 역시 스타였다. 이날 주인공답게 경기에서도 팀 승리를 이끄는 맹활약을 펼쳤다. 리드오프 지명타자로 출전한 오타니는 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1타점 3득점 2도루로 6대4의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24일 탬파베이 레이스전에서 시즌 40호 홈런과 도루를 동반 달성하며 역대 6번째 40-40클럽 회원이 된 오타니는 5일 만에 홈런과 멀티 도루를 추가하며 시즌 42홈런, 42도루를 마크했다. 지금까지의 페이스를 적용하면 51홈런, 51도루를 기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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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는 1-3으로 뒤진 3회에는 1사 1루에서 번스의 89마일 체인지업을 우익수 앞 깨끗한 안타로 연결했다. 이어 무키 베츠의 중전적시타로 2루로 진루한 오타니는 다음 타자 개빈 럭스 타석에서 1루주자 베츠와 함께 더블 스틸에 성공하며 찬스를 2,3루로 확대했다. 다저스는 2사후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좌중간 3점홈런을 터뜨려 5-3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오타니는 5-4로 앞선 5회 1사 1루 세 번째 타석에서 1루수 땅볼을 쳐 선행주자 아웃으로 다시 주자가 됐다. 이어 베츠 타석에서 곧바로 2루를 내달려 도루에 성공했다. 이때 번스의 공이 포수 제임스 맥캔의 뒤로 빠지는 폭투가 되자 3루까지 내달렸다.
베츠가 좌익수 짧은 플라이로 아웃된 뒤 오타니는 개빈 럭스의 땅볼을 유격수 거너 헨더슨이 놓치는 사이 홈을 밟아 6-4로 점수차를 벌렸다. 오타니는 7회에는 2사후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로써 오타니는 타율 0.295(515타수 152안타), 42홈런, 95타점, 104득점, 42도루, 출루율 0.380, 장타율 0.619, OPS 0.999를 마크했다. 득점은 자신의 커리어 하이였던 2021년의 103득점을 넘어섰다. 이달 들어 14도루를 성공한 오타니는 다저스 선수로는 2004년 3,4월 현 감독인 데이브 로버츠가 세운 15도루 이후 월간 최다 기록을 세웠다.
또한 42홈런-42도루는 1998년 알렉스 로드리게스(42홈런, 46도루)에 이어 역대 두 번째 기록이다.
이날 행사와 경기에서 새삼 확인된 한 가지 사실. 다저스는 경기장 안팎에 걸쳐 오타니의 가치를 간파하고 지난 겨울 7억달러를 투자한 것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