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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플랜C'는 정말 예상 밖이다.
하지만 '플랜 C'는 성격이 다르다. 그럴 듯하게 들리긴 해도 현실적으로 볼 때는 두 번의 실행 계획이 실패하고 난 뒤에 가동하는 세 번째 방안이다. 그래서 가급적 '플랜 C'는 등장하면 안된다. 성공해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 플랜 C는 '사태 수습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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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김하성은 FA 시장에서 꽤 각광을 받을 것으로 기대됐다. 2023년 내셔널리그 유틸리티부문 골드글러브 수상자다. 수비 능력은 이미 검증이 끝났다. 타격이 매우 뛰어나진 않아도 어느 정도 기본은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래서 샌디에이고와 2025년 800만달러의 뮤추얼 옵션이 있었지만, 이를 받지 않고 과감히 FA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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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닷컴도 회의적인 시각으로 변했다. 29일(한국시각) '각 팀에 적합한 1명의 현실적인 FA 타깃'이라는 내용의 특집 기사를 내보냈다. MLB닷컴에서 활동하는 30개 구단 담당 기자들이 직접 선수를 추천하고 이에 대한 이유를 밝힌 기사. 김하성의 이름이 딱 두 번 언급됐다. 밀워키 브루어스와 탬파베이 레이스 담당기자들이 '영입할 만 하다'고 추천했다.
단, '주전과 유망주 백업을 위해 저렴한 1년 계약으로 데려올 만 하다'는 공통된 의견이 첨가됐다. '싼 맛에 쓰는 예비용'이라는 뜻이다. 모두 어깨 부상으로 내년 시즌 복귀 시점이 불투명하다는 것을 치명적인 단점으로 찍었다.
이보다 더 낮은 평가도 나왔다. 디트로이트 지역 매체인 디트로이트 프리 프레스는 '디트로이트가 FA 내야수 알렉스 브레그먼(30) 영입을 노린다'고 전하며 이에 실패할 경우 '플랜B로 앤서니 산탄데르(30)를 데려올 만 하다고 언급했다. 여기에서도 실패할 경우 그 다음에 고려할 만 한 게 김하성의 영입이다.
충격적인 내용이 아닐 수 없다. 김하성은 마켓의 관심을 전혀 못 받고 있다는 뜻이다. 부상 이력이 발목을 잡는다. 김하성은 지난해 어깨를 다쳐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다. 언제 돌아올 지 모른다.
김하성의 에이전트인 스콧 보라스는 '4월 말 복귀'를 호언장담하고 있다. 아무도 믿지 않는다. 오히려 샌디에이고 A.J.프렐러 단장이 김하성의 복귀시점에 관해 남긴 말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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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 능력에 비해 약한 타격도 마이너스 요인이다. 디트로이트는 2루수 글레이버 토레스와 1년-1500만 달러에 사인했다. 여러모로 김하성과 비교되는 인물인데, 지난해 홈런 15개를 쳤다. 통산 138홈런을 기록 중이다. 수비도 건실한 편이다. 공격 능력이 수비능력과 함께 시너지를 만드는 유형이다.
이런 선수가 1년-1500만달러에 계약했다. 여러모로 김하성의 계약 기준선이 될 수 밖에 없다. '저렴한 단기계약'의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난다. 1년-1000만 달러 미만이라면 '수습용'으로 데려가는 팀이 나올 수도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