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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타운(호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나이스 투 미트 유."
두산 베어스의 호주 블랙타운 스프링캠프를 관통하는 단어가 있다. '외국인 농사 대박.'
특히 어빈 때문에 난리다. 메이저리그 통산 28승. 2021 시즌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소속으로 10승 투수 타이틀을 달았다. 메이저리그 무대에서는 엄청난 훈장이다.
지난 시즌까지 메이저리거였다. 볼티모어 오리올스, 미네소타 트윈스를 거치며 111이닝을 투구하고 6승을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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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이 한국을 좋아할 수는 있다. 하지만 신규 선수는 몸값 상한이 100만달러다. 현실적으로 현역으로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을 충족시켜주기 힘든 액수다. 여기에 일본 팀들이 경쟁에 붙는다. 돈 싸움에서 이길 수 없다. 그런데 그 어려운 걸 두산이 해냈다.
일각에서는 "편법이 아니라면 왜 어빈이 한국에 왔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는 말까지 나왔다. 그래서 그 궁금증을 풀기 위해 블랙타운 캠프에서 선수단과 함께 머물고 있는 김태룡 단장에게 물었다.
'어빈, 도대체 어떻게 데려오신 겁니까.'
김 단장은 "우리 스카우트 팀에서 오랜 기간 지켜봐온 선수"라며 "지난해 볼티모어에서 처음 풀릴 때 올시즌 끝나고 FA 자격이 될 거라는 걸 캐치했다. 미국 현지 스카우트가 어빈의 에이전트와 매일 연락을 주고받다시피 했다"며 '정성'이 첫번째 비결이었음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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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뿐 아니다. 두산은 홍보 영상에, 책자까지 만들어 어빈 가족에게 전달했다. 어떤 숙소에서 살 지, 어떤 야구장에서 뛸 지 등을 상세하게 담았다. 홈구장, 홈라커 뿐 아니라 원정 구장 시설까지 소개했다. 김 단장은 "외국인 영입에 있어, 서울 메리트가 분명히 있기는 하다"고 했다. 두산이 외국인 선수들에게 제공하는 숙소는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최고급 레저던스형 숙박 시설이다. 이 곳을 싫어하는 외국인 선수는 없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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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단장은 곧 진지하게 "우리가 정성을 다한 부분도 있겠지만, 최근 능력 있는 선수들이 일본보다 한국을 선호한다. 다시 메이저리그에 올라가려면, 한국이 더 낫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일본보다 경쟁도 덜하고, 안정적인 환경 속 꾸준히 선발로 뛰며 스탯을 쌓을 수 있다. 에릭 페디, 메릴 켈리, 크리스 플렉센, 드류 루친스키 등 '역수출 사례'가 늘어나며 비슷한 급의 선수들이 한국 시장을 주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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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타운(호주)=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