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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목곰' 양의지를 1초 만에 '아기곰'으로 만든 사람은 누구? [미야자키 현장]

박재만 기자

기사입력 2025-03-03 07:46


'두목곰' 양의지를 1초 만에 '아기곰'으로 만든 사람은 누구? [미야자…
두산 양의지가 롯데 김태형 감독을 찾아 인사를 나누고 있다. 미야자키(일본)=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


[미야자키(일본)=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후배들 앞에서는 엄한 선배 '두목곰' 양의지도 김태형 감독 앞에서는 귀여움받는 '아기곰'이었다.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2차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미야자키. 1차 캠프에서 체력 및 기술 훈련을 통해 몸을 만든 양 팀 선수들은 미야자키로 넘어와 일본 프로야구팀들과 경기를 치르며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

2일 일본 미야자키 선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2차 캠프 마지막 실전 경기는 두산과 롯데의 빅매치였다.

홈팀 두산 선수단의 훈련이 끝난 뒤 곧바로 시작된 롯데 야수들의 타격 훈련. 김태형 감독은 그라운드에 나와 이승엽 감독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두산 베어스 감독 시절 3번의 한국시리즈 우승과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역사를 쓰며 두산 왕조를 이끌었던 김태형 롯데 감독은 선배 감독으로서 후배 이승엽 감독의 고민을 들어주며 덕담을 건넸다.

경기 준비를 위해 홈팀 이승엽 감독이 자리를 떠나자 김태형 감독을 찾은 반가운 얼굴이 있었다. 그 주인공은 제자 양의지였다. 깍듯하게 쓰고 있던 선글라스까지 벗고 90도 인사를 건넨 양의지와 눈이 마주친 김태형 감독은 흐뭇한 미소로 제자를 반겼다.

KBO 최고 포수 양의지를 만든 김태형 감독. 두산 베어스에서 플레잉 코치를 시작으로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2002년부터 10년 동안 2군과 1군을 오가며 배터리 코치로 포수 양성에 힘을 쏟은 김태형 감독은 양의지를 만든 스승이다.

2006년 2차 8라운드 전체 59번으로 두산베어스 유니폼을 입은 양의지는 끝없는 노력으로 지금의 자리까지 오른 노력형 선수다. 지명 순위는 그저 숫자일 뿐이라는 것을 증명한 양의지. 입단 이후 기회를 받지 못했던 양의지는 2007시즌 1군에서 3경기 출전에 그쳤다.

경찰 야구단에서 군복무를 마친 양의지는 당시 배터리 코치였던 김태형 감독과 함께 구슬땀을 흘리며 실력을 키웠다. 지명 순위는 낮았지만, 끝없는 노력으로 실력을 쌓은 양의지는 2010시즌 12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7 100안타 20홈런 68타점을 올리며 그해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곰의 탈을 쓴 여우라는 별명이 생길 정도로 타자와의 수싸움에 능하고, 투수 리드에 있어 최고라는 포수 양의지는 어느덧 팀 내 최고참이 됐다.

두산 감독 시절 양의지와 두 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함께한 김태형 감독은 미야자키 캠프에서 오랜만에 제자를 만나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두목곰' 양의지를 1초 만에 '아기곰'으로 만든 사람은 누구? [미야자…
모자까지 벗고 90도 인사를 건넨 양의지

'두목곰' 양의지를 1초 만에 '아기곰'으로 만든 사람은 누구? [미야자…
양의지를 보자마자 미소 짓는 김태형 감독

'두목곰' 양의지를 1초 만에 '아기곰'으로 만든 사람은 누구? [미야자…
함께한 시간 만큼 에피소드도 많은 두 사람

'두목곰' 양의지를 1초 만에 '아기곰'으로 만든 사람은 누구? [미야자…
마지막으로 양의지 엉덩이를 툭 치며 격려하는 김태형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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