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야구 관계자는 키움 히어로즈의 새 식구가 된 이 선수를 보면서 "손아섭(NC) 이후 최고의 개명 사례"라고 말했다. 손아섭은 손광민이라는 이름으로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했는데, 얼마 안 있어 손아섭으로 개명을 한 후 리그 최고의 타자로 거듭났다. KBO리그 안타 역사를 바꾼 '리빙 레전드'가 됐다.
누굴까. 누가 손아섭처럼 이름을 바꾸고,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는 걸까.
사실 이름을 바꾼 건 아니다. 외국인 선수가 등록명을 바꾼 것이다. 작년에는 카데나스였다. 삼성 라이온즈 대체 선수로 와 '먹튀 논란'에 휩싸인 뒤 사라졌다.
하지만 그 카데나스가 카디네스가 돼 돌아왔다. 키움과 함께 하기로 하며 등록명을 바꾼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하지만 키움은, 건강하기만 하다면 최고의 활약을 해줄 선수로 믿었다. 그리고 키움의 선택이 맞아들어가고 있다.
사진제공=키움 히어로즈
카디네스는 2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서 5회 결정적인 스리런포를 터뜨리며 팀의 개막 후 첫 승을 이끌었다. 대구 개막 2연전부터 불망망이다. 16타수 8안타 타율 5할에 2홈런 12타점을 기록중이다. 4경기만에 무려 12타점을 쓸어담은 게 눈에 띈다. 삼성 라이온즈전 그랜드슬램에, 스리런포까지 터뜨렸다. 찬스에서 어떻게든 주자를 불러들인다.
단순 비례식으로 계산하면, 지금 페이스라면 카디네스는 144경기를 다 뛸 경우 432타점을 기록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현실적이지는 않지만, 지금의 타격감과 팀 컬러라면 타점왕 도전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타순이 매일 바뀌고 있기는 한데 키움 상위 타순에는 푸이그, 이주형, 송성문 등 잘 치고 잘 달리는 선수들이 줄서있다. 카디네스 입장에서는 뒤에서 맛있게 '타점 먹방'을 하기 최고의 환경이다.
카디네스에게 "400타점도 넘기겠다"고 농을 치자 "나 그러면 연봉을 얼마나 받아야 하는 것이냐"며 밝게 웃었다.
사진제공=키움 히어로즈
카디네스는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는 결과를 내고 싶다는 마음이 항상 크다. 그저 팀이 이길 수 있도록 내 역할을 다 하려 한다"고 진지하게 말했다. 이어 "나는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의 타격을 선호한다. 그래서 중심 타선에 들어가는 게 좋다. 특히 4번타자로 출전하면, 1회에 내가 칠 기회가 있다는 건 주자가 있다는 뜻이니 매우 기분 좋은 일"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