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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조 쓰요시 현 니혼햄 파이터스 감독이 뉴욕 메츠에서 현역 생활을 보내던 2001년 8월. 처음으로 4번타자로 출전하게 됐을 때 취재진들에게 그는 "(선발 라인업이 표시된) 전광판의 사진을 꼭 찍으세요"라고 말하며 크게 기뻤다고 한다. 타자에게 네 번째 타순은 로망이다.
일반적인 4번타자의 이미지와는 다른 타입이다. 그런 김민혁이 개막 이후 꾸준히 4번타자로 선발출전 하며 2일까지 9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했다. 4번타자 답지 않은 4번타자지만 자기 스타일을 꾸준히 유지하며 타율 0.361(이하 3일 현재)이라는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김민혁의 4번타자 기용의 이유에 대해 KT 이강철 감독은 "시범경기 때 (김)민혁이가 잘 해서 어디에, 어떻게 배치할까 생각했습니다. 민혁이는 장타자는 아니지만 컨택이 좋습니다. 3번 허경민은 의욕적으로 뛰는 선수고, 그 다음에 치는 민혁이는 출루나 진루타가 가능합니다. 그 다음 5번에 장타력이 있는 장성우가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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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혁은 4번 타자에 대한 부담감이 없을까. 그는 "개막전에서 4번타자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엄청 부담이 됐고, 첫 타석이 2사 3루 찬스였습니다. 부담은 됐는데 어느 타순이든 야구는 똑같고 상황에 맞게 치는 것만 생각했습니다"라고 털어놓았다. 김민혁은 개막전 첫 타석에서 좌전 적시타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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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김민혁은 이전에 상대 수비위치를 보고 방망이에 공을 맞혔다가, 풀 스윙 없이 야수 사이에 떨어지는 타구를 보내는 '번트 타법' 으로 안타를 기록한 적이 몇 차례 있었다. 김민혁은 '안타 제조기'이자 '아이디어 개발맨'이기도 한다.
이강철 감독이 만든 '아이디어 상품'인 4번타자 김민혁. 김민혁이 개막 9경기에서 기록한 안타 수 13개는 10개 구단 4번타자 중 가장 많은 수치다.
개막 이후 줄곧 4번타자로 출전해 9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던 김민혁은 3일 수원 LG전에서 시즌 첫 3번타자로 출전했는데 3타수무안타로 연속 안타 행진이 끊기며 '4번 체질'임을 간접 입증했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