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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오늘은 자신 없으니 쉬고 싶다고 하면 제 입장에선 땡큐거든요."
KT 선발은 좌완 에이스 헤이수스다. 헤이수스는 좌타자에 매우 강하다.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지난 시즌 0.207에 불과했다. 올해도 표본은 적지만 0.111다.
이호준 감독은 "힘들고 조금 쉬어 줘야 할 타이밍이다. 이왕이면 좀 좌투수, 특히 본인이 상당히 꺼리는 투수가 나왔을 때 휴식을 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주전 선수가 전 경기를 나가야 한다는 관점이 우세했다. 책임감을 중요하게 여겼다. 중심 선수가 데이터에 따라 출전에 소극적인 모습을 나타내면 '개인 기록을 관리한다'는 태도로 보였다.
하지만 현대 야구는 매치업과 로테이션 및 체력 안배가 매우 중요하다. 휴식 타이밍에 천적을 만나면 자연스럽게 빠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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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감독은 "차라리 팀을 위해서라도 다른 선수가 기회를 잡아 보는 편이 좋다. 쉴 때에도 가급적이면 효율적으로 쉬어보자는 마인드다. 타격코치를 할 때부터 이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좌타자 박민우도 라인업에서 빠질 뻔했다. 이호준 감독은 "사실은 오늘 박민우도 쉬고 서호철로 갈까 했다. 그런데 박민우는 본인 의지가 워낙 강했다. 이렇게 또 자기가 나가겠다고 하니 이것 또한 감독 입장에서 고맙다"고 웃었다.
선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한다. 이호준 감독은 "억지로 출전시켜봐야 결과는 뻔하다. 기분 좋게 쉬어야 한다. 그래야 다음 경기에 미안해서라도 더 집중할 수도 있다. 그런 점도 노리기도 한다. 몸에 맞는 공을 당했거나 트라우마가 있는 투수가 나오면 마음과 달리 몸이 반응한다. 내가 배려해 줘야 한다. 어차피 144경기 다 나갈 수 없다"고 짚었다.
수원=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