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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우리가 떠돌이 생활을 안 하고, 우리 집에서 한다는 게 분명 좋은 부분이죠."
NC는 황망하게 떠난 팬을 추모하는 동시에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경기장 안전 점검이 시작이었다. NC는 창원NC파크에 남은 루버 수백 개를 모두 제거하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구단과 창원시, 창원시설공단이 합동대책반을 구성해 경기장 재정비와 정상화를 꾀했다.
그사이 선수들은 떠돌이 생활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원정 경기는 예정대로 진행하고, 홈경기는 취소하며 안전 점검이 끝나길 기다렸는데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무작정 홈경기를 계속 취소하면 추후 편성도 문제였다. NC는 홈경기 상대팀에 양해를 구해 상대팀 홈구장에서 경기를 치르는 방법으로 지금까지 버텼다. 그렇게 NC는 지난달 4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부터 11일 잠실 두산과 더블헤더 제2경기까지 원정 29연전을 치렀다.
물론 울산을 창원과 똑같은 홈구장으로 기대하긴 어렵다. 어쨌든 원정 생활을 하는 것은 똑같기 때문. 창원NC파크에만 있는 훈련 시설을 전혀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선수단으로서는 아쉬운 대목이다. 한 관계자는 원정 29연전을 치르는 동안 창원에 있는 집에 3일 정도 머무른 것 같다고 했는데, 선수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도 '집'이 생겼다는 것에 만족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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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는 떠돌이 생활이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서 다시 힘을 내고 있다. 최근 7연승을 질주하며 시즌 성적 17승18패1무로 단독 4위로 치고 올라왔다. 11일 두산과 더블헤더 전까지는 7위에 머물러 있었는데, 2경기를 모두 잡아 하루에 2승을 추가한 게 컸다. 5~6위팀과 0.5경기차밖에 나지 않지만, 힘든 여건 속에서도 선수들이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온 건 분명 의미 있었다.
두산과 더블헤더 싹쓸이는 2루수 박민우, 포수 김형준, 외국인 타자 데이비슨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이룬 결과라 더 값졌다. 한석현, 천재환, 최정원 등 젊은 선수들이 맹타를 휘두르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 감독은 경기 뒤 "천재환과 한석현은 더블헤더 2경기를 모두 뛰면서도 타격과 수비에서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며 팀에 큰 힘이 됐다. 끝까지 집중하며 좋은 경기를 펼친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고, 야구장에 찾아와 응원해 준 모든 팬들께도 감사드린다"고 이야기했다.
창원시는 NC가 울산에 대체 구장을 마련하자 뒤늦게 "창원NC파크 재개장을 위한 시설물 정비를 오는 18일까지 완료하겠다"고 대응했다.
NC는 "창원시의 대처 방안 발표에 감사드린다. 다만 구단은 예정대로 16일부터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경기를 진행할 계획이다. 창원시가 발표한 일정은 확정된 것이 아닌 정비 완료 목표 시점으로 구단은 실제 구장 점검 등 완료 여부를 확인하고 내부 논의를 거쳐 향후 계획을 결정할 예정이다. NC는 창원시의 정비 일정이 지연될 경우 이로 인해 팬 여러분께 혼란과 더 큰 실망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으며 임시 홈경기를 지원해 준 울산시에 대한 도리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구단은 실제 정비 상황을 면밀히 확인한 뒤 KBO 및 울산시와 협의하여 신중하게 향후 계획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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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