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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우리 에이스 같은데? 뭐가 달라지겠어요. 마음이 편하대."
프로 무대에서 끝내 잠재력을 터트리지 못하고 내리막길을 걷는 유망주로만 남나 싶던 차. 오원석은 트레이드로 야구 인생의 큰 전환점을 맞이했다. 명투수 출신인 이 감독은 코치 시절부터 투수 조련사로 명성을 떨쳤기에 과연 오원석도 바꿔놓을 수 있을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사실 제구 불안 문제를 완벽히 극복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리그 불명예 기록 1위에 올라 있다. 오원석은 18일까지 9이닝당 볼넷 수 4.32개를 기록했다.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가운데 1위다. 리그 평균이 2.87인 것을 고려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기록은 오원석이 리그에서 제구가 가장 안 좋은 선발투수라 말하는데, 어떻게 2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고 있을까. 이 감독은 포수 장성우의 볼배합, 그리고 제춘모 kt 투수코치가 전수한 체인지업을 포인트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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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독은 "지금은 뭐 제구력이 쿠에바스보다 훨씬 좋더라(웃음). (소)형준이랑 또 친구고, 그런 도움을 많이 받는 것 같다. 형준이 보면서 많이 배울 수도 있고. 형준이가 멘탈이 워낙 좋으니까. 처음에는 (오원석이) 약간 새가슴 끼가 있었는데, 지금은 안정된 것 같다. 구위 자체야 뭐 원래 좋았으니까. 하나 큰 게 있다면 (장)성우의 볼배합이다. SSG에 있을 때랑 우리팀에서 볼 배합이 너무 다르니까 오원석도 '어 뭐지' 하는 것 같더라. 우리 팀은 유인구를 안 쓰지 않나. 성우가 원석이한테는 큰 것 같다. 내가 볼 때는 볼 배합이 작년에 비해서 슬라이더보다는 체인지업 비율이 한 30% 이상 올라갔으니까. 지금 체인지업은 제춘모 코치가 조금 교정을 했는데 많이 좋아진 것 같다. 원래 제 코치가 체인지업을 잘 던졌다. 그립 같은 것을 배우고 체인지업이 더 좋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장성우는 "(오)원석이가 제구가 들쭉날쭉하는 경향이 있어서 다른 것은 없고, 무조건 스트라이크를 던지게 하는 방향으로 리드한다. 그날 제구가 잘되고,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할 수 있는 구종 위주로 던지도록 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볼넷이 자주 나오는 것은 SSG 시절과 큰 차이가 없어도, 마운드 위에서 오원석의 태도가 180도 달라졌다. 이 또한 중요한 포인트다.
이 감독은 "마음이 편하다더라. 원래 볼넷 던지는 투수들은 벤치랑 싸운다. 벤치랑 싸움을 안 하게 해준다고 보면 된다. '안 바꾸네? 진짜 안 바꾸네?' 그러지 않겠나. 벤치랑 안 싸우고 타자랑 싸움을 하는 것이다. 마음이 편해졌다는 게 그런 표현이라고 봐야 한다. 내가 '야 배제성(kt에서 볼넷이 많은 대표적 투수)도 그렇게 던졌는데, 너 같으면 난 충분히 참을 수 있어'라고 그랬다. 투수코치도 볼넷 보내고 안타를 맞지는 말라는 식으로 생각을 바꿔주고 있다"고 말하며 웃었다.
올해는 오원석이 기운까지 좋다는 게 이 감독의 설명이다. 오원석은 올 시즌 경기당 득점지원 3.89로 kt 선발투수 가운데 1위다.
이 감독은 "상대팀 1선발이든 누가 나오든 원석이만 나가면 방망이를 많이 친다. 득점지원이 좋다. 형준이하고 (고)영표만 나가면 1, 2점을 주면 못 이기는데, 신기하게 그렇게 되더라. 그리고 그렇게 될 상황이 아닌데 이상하게 경기가 흘러가서 풀리는 경우가 많다"며 오원석에게 올해 우주의 기운이 모이고 있다고 진지하게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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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