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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A 7.17' 수상하다, 27억→5억 헐값이긴 한데…왕년의 20승 에이스 믿어도 될까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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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5-19 14:22


'ERA 7.17' 수상하다, 27억→5억 헐값이긴 한데…왕년의 20승 …
24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두산-NC전. 전날 오른손에 타구를 맞은 알칸타라가 멀쩡한 모습으로 손뼉을 치고 있다. 창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9.24/

'ERA 7.17' 수상하다, 27억→5억 헐값이긴 한데…왕년의 20승 …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키움 푸이그가 안타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5.15/

[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왕년의 다승왕 라울 알칸타라(33)가 KBO리그로 돌아온다. 키움 히어로즈의 에이스로 새롭게 출발한다.

키움은 19일 "외국인 타자 야시엘 푸이그에 대한 웨이버 공시를 KBO에 요청하고, 대체 선수로 우완 투수 알칸타라와 연봉 25만 달러, 옵션 15만 달러 등 총액 40만 달러(약 5억원)에 잔여 시즌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과거 알칸타라의 명성과 몸값을 고려하면 키움이 싸게 잡았다고 볼 수 있다. 알칸타라는 두산 베어스 에이스 시절인 2020년 31경기, 20승2패, 198⅔이닝, 182탈삼진, 평균자책점 2.54로 맹활약하며 리그 최정상급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덕분에 2021~2022년 일본프로야구(NPB)로 무대를 옮길 수 있었고, 한신 타이거즈에서 연봉 200만 달러(약 27억원)를 받았다.

일본에서 냉정히 실패하고 2023년 두산에 다시 돌아온 알칸타라는 31경기, 13승9패, 192이닝, 162탈삼진, 평균자책점 2.67을 기록해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지난해 두산은 150만 달러(약 20억원)를 안기며 돌아온 1선발을 살뜰히 대접했다.

하지만 지난해와 올해 알칸타라는 물음표가 가득한 선수가 됐다. 지난 시즌에는 4월 말부터 팔꿈치 염좌 여파로 부진의 늪에 빠지는 바람에 결국 두산에서 방출됐다. 12경기, 2승2패, 64⅓이닝, 34탈삼진, 평균자책점 4.76으로 KBO리그 데뷔 이래 최악의 성적표였다. 팔꿈치 통증을 호소한 뒤로는 구속이 최고 153㎞까지 나와도 상대 타자들의 방망이에 맞아 나가기 일쑤였다. 직구와 함께 알칸타라를 다승왕으로 이끈 주무기 포크볼의 위력도 뚝 떨어졌다.

알칸타라는 올해 멕시코리그로 무대를 옮겼다. 레오네스 데 유카탄 소속으로 뛰었는데, 성적표를 보면 고개를 갸웃하게 한다. 5경기에 선발 등판해 1패만 떠안으면서 21⅓이닝, 평균자책점 7.17에 그쳤다. 지난해 팔꿈치 부상 이후 꾸준히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을 만한 수치다.

키움은 그럼에도 급히 알칸타라를 영입했다. 선발진 안정화가 시급하다고 판단했기 때문.


'ERA 7.17' 수상하다, 27억→5억 헐값이긴 한데…왕년의 20승 …
23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두산-NC전. 알칸타라가 3루심을 향해 체크스윙을 요청하고 있다. 창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9.23/

'ERA 7.17' 수상하다, 27억→5억 헐값이긴 한데…왕년의 20승 …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두산의 경기. 4회초 2실점 한 알카타라가 아쉬워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4.10/
키움은 "구단은 올 시즌 공격력 강화를 목표로 외국인 타자 2인 체제를 운영해 왔으나, 기대만큼의 성과를 얻지 못했다. 팀이 최하위로 처진 현 상황을 타개하고 실질적인 반등을 위해서는 선발진 강화를 통한 마운드 안정이 필요하다는 내부 의견이 모였고, 이에 따라 새 외국인 투수를 영입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알칸타라는 kt 위즈 시절인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KBO리그에서 4시즌 동안 101경기에 등판했다. KBO리그 타자들에게는 매우 익숙한 투수. 2020년과 2023년처럼 구위로 상대 타자들을 누르지 못하면 지난해처럼 또 어려운 시간을 보낼지도 모른다.

키움은 일단 "알칸타라는 최고 구속 153km에 달하는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커브, 포크볼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한다. 특히 이닝 소화 능력과 경기 운영 능력에 장점을 지닌 투수"라고 믿음을 보였다.

키움은 아울러 "로젠버그, 알칸타라, 하영민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에 2군에서 컨디션을 조율 중인 김윤하와 곧 부상에서 복귀 예정인 정현우까지 가세하게 되면, 이전보다 탄탄한 선발진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선발진 재정비를 통한 분위기 전환이 팀에 새로운 활력이 되길 기대하며, 선수단 모두 새로운 각오로 남은 시즌에 임해 주길 바란다"며 3년 연속 꼴찌의 불명예는 떠안지 않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알칸타라는 오는 25일 새벽 한국으로 입국하자마자 고척스카이돔으로 이동해 선수단과 상견례를 마치면 가볍게 팀 훈련을 할 예정이다. 다음 날인 26일부터 비자 발급 등 행정 절차를 진행하고, 등판 일정은 추후 정할 예정이다.


'ERA 7.17' 수상하다, 27억→5억 헐값이긴 한데…왕년의 20승 …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두산전. 1회초 2사 전준우에게 솔로포를 허용한 알칸타라가 아쉬워하며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7.3/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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