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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출 통보 받은 날, 팬들과의 네컷 공개, 통역의 절절한 고백...우리가 알던 '악동' 맞나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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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5-20 08:33 | 최종수정 2025-05-20 09:07


퇴출 통보 받은 날, 팬들과의 네컷 공개, 통역의 절절한 고백...우리가…
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키움전. 3회말 2사 1루 푸이그가 투런포를 친 후 스태프와 포옹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4.22/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우리가 알던 '악동' 푸이그의 모습은 어디에?

퇴출의 비극을 맛봤지만, 바쁘게 시간을 보내며 그 슬픔을 승화시키고 있다. 푸이그는 한국에서 어떤 추억을 또 남기고 떠나게 될까.

키움 히어로즈는 19일 외국인 투수 알칸타라 영입을 발표하며, 기존 외국인 선수 중 푸이그를 떠나보낸다고 알렸다. 키움은 푸이그, 카디네스 외국인 타자 2명 초강수를 두며 시즌을 시작했는데, 두 사람이 너무 부진했고 선발진이 붕괴됨에 따라 투수 보강으로 방향을 틀었다. 어쩔 수 없이 푸이그, 카디네스 둘 중 1명을 퇴출해야 했고, 키움은 깊은 고민 끝에 카디네스를 잔류시키고 푸이그와의 이별하기로 최종 결정을 내렸다.

실력보다는 여러 상황을 고려해 푸이그 퇴출로 가닥을 잡았다. 푸이그가 4월 말 슬라이딩 도중 왼 어깨를 다친 게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푸이그는 웨이버 공시가 확정된 후 자신의 SNS를 통해 어깨 통증으로 100% 경기력을 발휘하기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미국 LA 집으로 돌아가 어깨 치료에 전념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보통 퇴출이 확정되면 외국인 선수들은 빠르면 당일, 아니면 다음날 한국을 떠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푸이그는 바빴다. 먼저 한국 의료진으로부터 자신의 어깨 상태를 정확히 체크받고 싶어 병원으로 향했다. 구단 관리나 권유가 아닌, 100% 본인 의사였다고 한다.

여기에 푸이그는 SNS를 통해 깜짝 놀랄만한 사진도 공개했다. 키움팬들과 유행하는 '네컷 사진'을 공개한 것. 어떤 인연의 팬들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여성팬들 사이 깜찍(?)한 표정의 푸이그 존재 자체가 평소 상상하기 힘든 모습이었다. 팬들과의 추억을 떠나기 전 자신의 마지막 메시지로 전달하고 싶었던 듯. 메이저리그 슈퍼스타 출신으로, 2022년 키움 첫 시즌에도 남다른 팬서비스로 호평을 받았던 푸이그인데 마지막까지 팬들을 챙기며 빅리그 출신 프로 선수로서의 품격을 잃지 않았다.

한편 푸이그의 통역 직원도 자신의 SNS에 함께 했던 소회를 전했다. 그는 '나는 당신이 좋은 사람이라는 걸 안다. 경기가 끝나고 아이들에게 사인을 해주기 위해 몇 시간을 보냈고, 내 부모님이 내 모습을 TV에서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모습에서 당신의 마음을 봤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줬다.

푸이그는 19일 라커룸에서 자신의 짐을 모두 정리했다. 경기가 없는 날이었기에 동료들과 제대로 인사를 나눌 기회는 없었다. 다만, 푸이그는 출국 날짜를 22일로 잡았다. 키움은 20일부터 삼성과 주중 3연전을 고척스카이돔에서 벌인다. 푸이그가 고척돔에 나타나 동료들과 또 홈팬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눌지 지켜볼 일이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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