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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3년 전 은퇴했을 선수, 감격의 통산 10승…"다시 야구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최종수정 2025-05-21 10:11

어쩌면 3년 전 은퇴했을 선수, 감격의 통산 10승…"다시 야구할 수 있…
kt 위즈 조이현. 사진제공=kt 위즈

[수원=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kt에 와서 정말 행복하고, 재미있고. 다시 이렇게 야구를 할 수 있게 해 주셔서 항상 감사합니다."

우완 투수 조이현(30)은 3년 전 kt 위즈가 손을 내밀지 않았더라면 다시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서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조이현은 팔꿈치 부상과 부진 여파로 2022년 시즌 뒤 SSG 랜더스에서 방출됐다. 다시 올지 모를 기회를 기다리며 덤덤히 개인 훈련을 이어 가던 조이현은 이강철 감독이 지켜보는 앞에서 kt 입단 테스트에 참가했고 결과는 합격이었다.

조이현은 kt에서 대단한 반전 드라마를 쓰진 못했다. 2023년과 지난해 2시즌 동안 34경기(선발 13경기)에 등판해 3승3패, 1홀드, 75이닝, 평균자책점 6.48을 기록했다. 중책을 맡는 그런 투수는 아니었지만, 한번씩 쏠쏠하게 자기 몫을 해줬다.

올해도 조이현의 임무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2군에서 대기하다 1군 선발투수에게 휴식이 필요할 때 한번씩 1군에 올라와 빈자리를 채우는 임시 대체 선발투수다. 그는 지난 5일 수원 NC 다이노스전에 처음 등판해 5이닝 2실점으로 선방했으나 패전을 떠안았고, 바로 다음 날 2군으로 내려갔다.

조이현은 2주 동안 퓨처스리그에서 다시 선발 로테이션을 돌면서 다음 등판을 기다렸다. 5일 NC전을 마쳤을 때부터 20일 수원 KIA 타이거즈전 선발 등판을 대비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이 감독은 소형준이 한 차례 쉬어갈 타이밍이 됐다고 판단했고, 빈자리에 고민없이 조이현을 투입했다.

조이현은 올 시즌 2번째 선발 등판 무대에서 값진 승리를 챙겼다. 최근 4연승을 달린 KIA 강타선을 5⅓이닝 70구 5피안타 1사사구 3탈삼진 1실점으로 누르며 5대3 승리를 이끌었다. 조이현은 이날 승리로 프로 데뷔 12년 만에 개인 통산 10승 고지를 밟았다. kt 이적 이후로는 통산 4번째 승리다.


어쩌면 3년 전 은퇴했을 선수, 감격의 통산 10승…"다시 야구할 수 있…
kt 위즈 조이현. 사진제공=kt 위즈

어쩌면 3년 전 은퇴했을 선수, 감격의 통산 10승…"다시 야구할 수 있…
kt 위즈 조이현. 사진제공=kt 위즈
조이현은 경기 뒤 "작년에 첫 등판이 수원 KIA전이었는데, 결과가 정말 안 좋았다(⅔이닝 5실점). 그래서 신경이 많이 쓰였고, 평소보다 긴장이 조금 더 많이 됐던 것 같다. 1회에 내가 잘 막고 내려와서 상대 투수(윤영철)가 조금 안 좋았을 때, 1회 2점을 빼앗았을 때 그래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답하며 수줍게 미소를 지었다.

제춘모 kt 투수코치와 선배 우규민의 조언을 기억하며 마운드에서 공을 던졌다.


조이현은 "코치님께서 오늘(20일) 경기 앞두고 보더라인 끝을 보고 정확하게 정확하게 던지라고 하셨다. 볼넷을 주더라도 그냥 볼넷을 안 주려다가 정타 맞을 바에는 내가 구속이 빠른 투수는 아니니까. 보더라인 끝을 보고 던지는 투구를 해서 약한 타구를 만들라고 하셨다. (우)규민이 형은 내가 구속이 빠른 편이 아니니까 커브로 타이밍 싸움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자주 해 주셨다. 그 말을 듣고 (시속 80㎞대 커브를) 던지려고 했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팀에 기여할 수 있는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 팀 동료들은 시즌 첫 승을 챙긴 조이현에게 물을 부으며 격하게 축하했다.

조이현은 "kt에 와서 정말 행복하고 재미있다. 다시 이렇게 야구를 할 수 있게 해 주셔서 항상 감사한 마음이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하고, 더 좋은 모습을 보이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마음을 표현했다.

이 감독은 "선발 조이현이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정말 좋은 투구를 하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어 나온 불펜 투수들도 최소 실점으로 잘 막아줬다. 조이현의 시즌 첫 승을 축하한다"고 격려했다.


어쩌면 3년 전 은퇴했을 선수, 감격의 통산 10승…"다시 야구할 수 있…
kt 위즈 조이현. 사진제공=kt 위즈

수원=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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