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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 것 같다"고 느낀 순간, 이정후가 역전타를...멀티 2루타 분위기 반등, 이러면 한달 후 올스타 된다

노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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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6-05 16:29


"이길 것 같다"고 느낀 순간, 이정후가 역전타를...멀티 2루타 분위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5일(한국시각)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홈경기에서 6회말 좌익선상 2루타를 터뜨린 뒤 오른손을 들어 동료들에게 파이팅을 보내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길 것 같다"고 느낀 순간, 이정후가 역전타를...멀티 2루타 분위기…
이정후가 올스타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AF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기술과 운'의 조합, 이런 식이라면 코리안 빅리거로 5번째 올스타를 기대해 볼 만하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멀티히트와 타점, 득점을 고루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정후는 5일(이하 한국시각)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홈 3연전 마지막 경기에 2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2루타 2개를 포함해 3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샌프란시스코는 0-5로 뒤진 5회말 이후 맹추격전을 펼친 끝에 6대5로 승리했다. 이정후가 역전 결승타를 터뜨렸다.

이정후는 전날 5타수 무안타에 그쳐 0.269까지 떨어진 타율을 0.274(237타수 65안타)로 끌어올리며 반등에 성공했다. 6홈런에 32타점, 33득점, 6도루, OPS 0.754를 각각 마크했다. 2루타는 16개로 이 부문 NL 공동 6위로 올라섰다.


"이길 것 같다"고 느낀 순간, 이정후가 역전타를...멀티 2루타 분위기…
이정후가 6회말 좌측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맷 채프먼이 투런홈런을 치고 들어오자 팔뚝을 맞대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날 MLB가 각 구단별 올스타 후보 명단을 발표해 1차 팬투표가 시작됐다. 이정후가 팬투표를 통해 '베스트9'에 포함될 가능성은 사실 희박하다.

NL 외야수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코빈 캐롤(18홈런, OPS 0.908), 워싱턴 내셔널스 제임스 우드(16홈런, OPS 0.940), 시카고 컵스 피트 크로우-암스트롱(15홈런, OPS 0.866), 컵스 카일 터커(12홈런, OPS 0.915), 샌다에이고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13홈런, OPS 0.830), 뉴욕 메츠 후안 소토(11홈런, OPS 0.802), LA 다저스 앤디 파헤스(12홈런, OPS 0.838) 등 쟁쟁한 스타들이 수두룩해 이정후가 6명이 경쟁하는 2차 결선 투표에 진출하는 것도 버겁다.

결국 MLB 추천으로 뽑히는 수밖에 없다. 1차 팬투표는 27일이 마감이며, 리그별 최다 득표자 1명을 제외한 포지션별 1,2위가 겨루는 2차 투표는 6월 31일부터 7월 3일까지 진행된다. 이후 MLB가 선수들 투표와 MLB 자체 평가를 통해 투수 및 백업 야수들을 선정하게 된다.

즉 이정후로는 7월 초까지 앞으로 남은 한달간 컨디션을 유지해 성적을 끌어올려야 한다. 샌프란시스코를 상징하는 선수로 인기가 높기 때문에 4월과 같은 활약을 재현한다면 한국 선수로는 박찬호, 김병현, 추신수, 류현진에 이어 5번째로 올스타전에 출전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처럼 들쭉날쭉한 모습이라면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엘리엇 라모스(11홈런, 33타점, OPS 0.850), 윌머 플로레스(10홈런, 47타점, OPS 0.720), 맷 채프먼(11홈런, 28타점, OPS 0.790) 중에서 한 명이 선택될 공산이 크다. 올해 올스타전은 7월 16일 트루이스타파크에서 개최된다.


"이길 것 같다"고 느낀 순간, 이정후가 역전타를...멀티 2루타 분위기…
이정후가 5-5로 맞선 7회말 1사 2,3루서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날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정후는 0-2로 뒤진 1회말 1사후 첫 타석에서 샌디에이고 우완 선발 닉 피베타의 3구째 78.2마일 낮은 커브를 받아쳐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2루타를 터뜨렸다. 우익수 타티스 주니어가 원바운드로 잡으려 했으나, 살짝 미끄러지면서 타구가 몸에 맞고 옆으로 흐르는 사이 이정후는 2루까지 내달려 세이프됐다. 현지 기록원은 처음에 히트와 원에러로 처리했다가 2루타로 수정했다. 그러나 후속타 불발로 더 진루하지는 못했다.

이정후는 이어진 수비에서 어려운 타구를 잡아냈다. 2회초 2사 1루서 타티스 주니어가 우중간으로 날린 라인드라이브를 전력 질주로 달려가 슬라이딩 캐치로 걷어냈다. 이 타구는 발사각 20도, 타구속도 106.1마일로 뻗어나가 비거리 369피트 지점에서 잡혔다. 그 순간 현지 NBC스포츠 중계진은 "이정후가 잡아냅니다. 와! 멋진 플레이네요. 이정후"라고 외쳤다.


"이길 것 같다"고 느낀 순간, 이정후가 역전타를...멀티 2루타 분위기…
이정후가 2회초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우중간 라인드라이브를 슬라이딩해 잡아내고 있다. 사진=MLB.TV 캡처
4회 중견수 뜬공으로 아웃된 이정후는 1-5로 뒤진 6회 세 번째 타석에서 또 2루타를 날렸다. 1사후 피베타의 4구째 93.9마일 몸쪽 높은 직구를 받아쳐 살짝 빗맞아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타구를 날리고 2루까지 내달렸다. 이어 채프먼이 좌월 투런홈런을 터뜨려 샌프란시스코는 3-5로 점수차를 좁혔다.

이어 이정후는 4번째 타석에서 희생플라이로 타점을 추가하며 6-5의 역전을 이끌었다. 샌프란시스코는 3-5로 뒤진 7회말 1사 만루서 라모스의 좌측 2루타로 2점으로 보태 5-5 동점에 성공했다. 계속된 1사 2,3루서 이정후가 우완 제이슨 애덤의 초구 86.8마일 한복판 체인지업을 받아쳐 우중간 쪽으로 비거리 309피트짜리 희생플라이를 날려 3루주자 타일러 피츠제랄드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날 경기에 앞서 1루수 라몬트 웨이드 주니어와 포수 샘 허프를 지명할당 조치로 내보내고, 유틸리티맨 크리스티안 코스를 트리플A로 내려보냈다. 대신 지난 3일 뉴욕 양키스에 방출된 베테랑 1루수 도미닉 스미스를 1년 계약으로 영입하고, 포수 앤드류 키즈너와 외야수 다니엘 존슨을 트리플A에서 콜업했다. 최근 2~3주간 침묵에 빠진 타선 쇄신책이었다. 스미스와 존슨은 이날 경기에서 1루수, 우익수로 각각 선발출전했다.

때마침 타선이 경기 후반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대역전승을 일군 것이다. 경기 후 밥 멜빈 감독은 "(7회 라모스의 2루타때)팬들의 함성은 올시즌 가장 컸다. NL 정상급 투수를 상대로 한 점도 뽑지 못하고 0-5로 뒤진 상태에서 이길 수 있을 것이라는 분위기를 만들어줬다. 우리도 이제 기회를 잡았다고 느낀 순간"이라며 승부처를 언급했다.

이번 3연전을 1승2패로 마친 샌프란시스코는 34승28패를 기록, NL 서부지구 3위를 지켰다. 2위 샌디에이고(35승25패)와는 2게임차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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