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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힛 포 더 사이클. 타자들의 로망이다.
한화전에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박병호의 방망이는 경기 초반부터 뜨거웠다. 단 4회까지 세 타석 만에 2루타-홈런-안타를 뽑아냈다.
사이클링 히트에 대한 기대감이 잠깐 부풀었던 순간. 하지만 기대감은 이내 꺼졌다.
경기 후 중계 인터뷰에서 KBSN 장성호 해설위원이 '진짜 3루타 의식 안했느냐'고 묻자 박병호는 단호하게 "안했어요"라며 고개를 저으며 "가능성이 없습니다"라고 자포자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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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7월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KIA전에서 5회 문경찬을 상대로 우월 3루타를 날렸다. 이후 무려 3639일 동안 3루타가 없었던 셈이다.
'통산 홈런 5개'란 말을 건네들은 박병호는 "생각보다 많네요"라며 머쓱하게 웃었다. '2015년 이후 3루타가 없다'는 이야기에는 "미국에서 뛸 때(2016년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 큰 구장에서 하나 쳐봤다"며 웃었다.
통상 거포는 스피드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호타준족도 있다. 통상 사이클링히트는 3루타를 칠 수 있는 빠른 발을 가진 거포에게서 나올 확률이 높다. 지난해 내추럴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한 김도영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발이 느린 거포도 사례가 없는 건 아니다. 두산 포수 양의지는 NC 시절이던 지난 2021년 4월29일 대구 삼성전에서 대기록을 달성했다.
가장 난코스인 3루타가 먼저 나왔다.
선발 백정현으로부터 3루타 안타 홈런을 차례로 뽑아낸 양의지는 7회 심창민으로부터 좌중월 2루타로 힛 포 더 사이클을 완성했다. 양의지의 통산 3루타는 11개다.
통산 홈런 10걸 중 박병호는 최소 3루타를 기록중인 선수. 박병호와 함께 유일하게 한자리 수 3루타를 기록한 선수는 이대호(6개)다.
비록 대기록은 자신의 예감대로 무산됐지만 표정은 환해졌다. 2군까지 다녀오는 부상과 부진을 털고 전성기 타격감을 되찾으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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