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정말 영광스럽긴 한데…아직 너무 부족하다. 더 갈고 닦겠다."
특히 부산고 하현승에게 뜨거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직 2학년이지만 '부산고 오타니', '제2의 추신수'로 불리며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1m94의 거구에 최고 148㎞까지 나오는 묵직한 직구를 지녔고, 타자로도 팀내 최고의 장타력을 지닌 거포다.
투수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고등학교 입학 이후다. 1학년이던 지난해에도 중견수와 투수로 전국대회 '맛'을 봤다.
|
이날 하현승은 타자로는 1회초 1타점 2루타 포함 5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투수로는 5회부터 마운드에 올라 5이닝 3안타 2볼넷 1실점, 삼진 5개를 잡아내는 투타 맹활약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투구수는 76개, 3일간 등판할 수 없다.
경기 후 만난 하현승은 "모든 대회는 첫 경기가 힘든데, 팀에 도움이 되서 승리한 덕분에 좋다"라며 웃었다. 키가 큰 데다 다리까지 길어 허리가 취재진의 가슴 근처까지 올라오는 비율이지만, 앳된 미소로 가득한 얼굴은 17세 소년 그대로였다. 중학교 때 이미 1m92였고, 고등학교 입학 이후 2㎝ 컸다고.
|
"전반기에 우리팀이 좀 주춤했는데, 후반기에는 주말리그 우승도 하고, 느낌이 좋다. 강릉고는 오늘 이겼고, (2라운드 상대)세광고 아니라 누구랑 붙어도 자신있다."
거창한 수식어가 부담이 될법도 하다. 하현승은 "정말 영광스러운 말이다. 아직 많이 부족하다"면서 "대선수들의 이름이 부끄럽지 않도록, 그 선수들과 나란히 서는게 제 인생의 목표"라며 뜨거운 야망도 드러냈다.
"오늘 강민기 형(부산고 3학년 포수) 리드가 너무 좋았고, 다들 한마디씩 해주는게 제게 너무 큰 힘이 됐다. 자신있게, 수비 믿고 던졌다."
투수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부산고 입학 이후다. 박계원 부산고 감독은 "좋은 팔이니까 좀 쉬고 아껴놓았다가 1학년 말부터 투구 연습을 시켰다"고 설명했다. 하현승은 "요즘 체력도 좋아지고, 몸도 커지다보니 구속도 붙고, 투수하는데 도움이 많이 된다"고 설명했다.
|
올해 3학년 중 광주일고 김성준은 오타니마냥 '이도류(투타병행)'를 하다가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와 계약하며 미국 무대로 진출했다. 하현승은 "저도 기회가 닿는다면 미국에서 야구를 하고 싶은 마음은 있다"라며 멋쩍게 웃었다.
박계원 부산고 감독은 "강릉고는 고교야구 최정상팀이다. 조금이라도 틈을 보이지 않으려고 준비를 많이 했다"며 기분좋은 승리에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이날 현장에는 부산고 재경동문회와 박계원 감독의 야구 지인들이 뜨거운 응원전을 펼쳤다.
하현승에 대해서는 "난 투수의 가능성을 좀더 높게 치는데,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타자 쪽에 좀더 중점을 두더라. 추신수나 봉중근도 그런 고민이 있었지 않나"라며 "선수 스스로 욕심이 있으니까, 고등학교 졸업하기 전까진 둘 다 시켜볼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
목동=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