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목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요즘 (성)영탁이가 잘하니까 기분이 너무 좋다."
프로 2년차인 성영탁은 최근 KIA 상승세의 주축 역할을 하고 있다. 5월 20일 뒤늦게 시즌 첫 1군 승격을 했지만, 이후 13경기 17⅓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0, '미스터 제로'의 행진을 이어갔다.
부산고 시절 성영탁은 1m83의 탄탄한 체격에 제구와 경기 운영이 좋은 사이드암 투수라는 평을 받았지만, 직구 구속은 130㎞대 중반에 불과했다. 1라운드 지명이 확실시되던 원상현(KT 위즈)과 달리 상위 지명은 커녕 미지명을 걱정해야하는 처지였다.
|
신인 드래프트가 실시간으로 방송되는 시간은 성영탁과 박계원 감독에겐 어쩌면 지옥, 벼랑끝에 선 시간이었다.
"영탁이는 그날 드래프트 현장에 가지 않았다. 대학 입시 원서를 준비해서 바로 부칠 수 있도록 우체국 근처에서 대기했다. 마지막까지 이름이 불리지 않으면 바로 접수하려고, 시간이 애매했거든."
입시 원서는 우체국 당일 소인까지 유효하다. 우체국 운영시간을 고려해 최대한 준비한 것.
|
손민한 진갑용 주형광이 한 팀에 뛰었던 1992년(준우승)에도 얻지 못한 트로피였다. 부산고는 4강에서 강호 강릉고를 꺾은데 이어 결승전에서 선린인터넷고마저 잡고 창단 첫 우승에 입맞췄다.
성영탁은 강속구 에이스 원상현이 부상으로 빠진 와중에도 흔들리지 않고 무려 16⅓이닝을 책임지며 대회 평균자책점 1.13을 기록했다. 결승전에서도 삼진 12개를 잡아내며 든든하게 팀을 이끌었기에 가능했던 우승이었다.
성영탁은 프로 2년차인 올해 잠재력이 폭발했다. 투심을 장착하면서 인생이 바뀌었다. 직구보다 더 빠른 구속의 투심이 장착됐다. 몸으로 익힌 제구력은 이미 갖춘 투수, 5월 1군 승격 이후 호랑이 군단의 연승 행진을 이끄는 선봉장으로 성장했다.
|
박계원 감독은 "우리 아이들이 프로에서 잘해주니 기분이 좋다. 앞으로 나보다 더 큰 선수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목동=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