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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기도했습니다."
넉넉한 3점차 승리 같지만 9회말에 엄청난 위기를 넘겼다. 산전수전 다 겪은 삼성 안방마님 강민호 조차도 이 순간에는 기도 밖에 할 게 없었다.
삼성은 4-0으로 앞선 9회말 마무리 이호성을 투입했다. 이호성은 선두타자 정수빈을 2루 땅볼 처리, 산뜻하게 출발했다.
공교롭게 이호성은 이때부터 제구가 흔들렸다. 삼성은 4연패 중이었다. 연패 탈출을 눈앞에 두고 경기가 갑자기 꼬이기 시작했다.
이호성은 케이브 김재환에게 연속 볼넷을 줬다.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대타 강승호를 삼진으로 잡아 급한 불을 껐다. 대타 양의지가 나왔는데 또 볼넷. 4-1로 쫓기면서 만루가 이어졌다. 동점 주자가 포진한 상황이었다. 홈런 한 방이면 경기 끝.
마침 타석에는 거포 유망주 김동준이었다. 이호성은 4구 승부 끝에 3루수 파울플라이를 유도했다. 진땀 나는 위기가 끝났다. 승리를 지키며 삼성도 연패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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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안 풀릴 때 이런 일이 겹쳐서 일어나기 마련이다.
강민호는 "그 연패 분위기가 있다. 연패가 아니었으면 이렇게 실책 나와도 경기 그냥 끝난다. 연패 때는 상황이 계속 꼬인다. 야구가 그래서 마지막까지 정말 긴장했다. 느낌이 이상했다. 마지막에 김동준 타자 홈런 칠 것 같았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래도 승부를 피할 수는 없었다. 강민호는 "그렇다고 변화구를 던지자니 제구가 흔들리고 있었다. 그냥 계속 기도만 했다. (마운드에)올라가고 싶었는데 타임을 다 써서 크게 소리쳤다"고 설명했다.
"괜찮아! 밀어넣지만 마! 세게 때려!"
잠실=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