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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야' ERA 18.69→2.84, 국대 좌완 왔구나…"믿음 보답 못해, 자책 많이 했다"

김민경 기자

기사입력 2025-07-03 10:44


'무슨 일이야' ERA 18.69→2.84, 국대 좌완 왔구나…"믿음 보…
2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삼성과 KIA의 경기. 8회말 1사 만루. 강판 당하는 KIA 최지민. 대구=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5.24/

[광주=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감독님, 코치님이 믿고 올려주셨는데 보답을 많이 못하다 보니까 조금 자책을 많이 했다."

KIA 타이거즈 좌완 최지민에게 지난 5월은 야구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였다. 8경기에서 1승1패, 4⅓이닝, 평균자책점 18.69에 그쳤다. 삼진 3개를 잡는 동안 4사구가 10개에 이를 정도로 영점이 잡히지 않았다. 최지민의 부진에 본인은 물론 좌완 필승조가 부족했던 팀도 애를 먹었다. 결국 2군에서 재정비하며 머리를 비우는 시간을 보냈다.

6월 이후 최지민은 안정감을 찾기 시작했다. 아직 한번씩 기복은 있지만, 국가대표 좌완으로 활약했던 때의 모습을 거의 되찾았다. 6월 이후 13경기에서 2패, 2홀드, 12⅔이닝, 평균자책점 2.84를 기록했다. 삼진 12개를 잡으면서 4사구는 9개를 기록했다. 여전히 볼넷이 적진 않지만, 볼넷과 삼진의 비율이 확연히 좋아졌다.

이범호 KIA 감독은 "몇 경기 계속 (최)지민이가 잘 던졌다. 볼넷보다는 승부하려고 할 때 스트라이크가 잘 들어간다. 그런 점에서 심리적 안정은 확실히 찾은 것 같다. 투수는 좋을 때 안 좋을 때가 있다. 지민이는 안 좋더라도 계속 좋은 생각을 하라고 이야기한다. 당분간은 계속 좋은 피칭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민이한테 우리가 원하는 것은 좌투수로서 1~2이닝 길게 가주고, 필승조로 1이닝을 던져줄 수 있으면 지금 상황에서 딱 좋다. (이)준영이가 올라올 때까지는 우리가 이기는 상황일 때 쓸 것"이라고 했다.

최지민은 힘들었던 5월을 되돌아보며 "2군도 다녀오고, 5월이 제일 힘들었던 것 같다. 볼넷도 많고, 이닝도 길게 못 던지다 보니까 자신감도 많이 떨어졌던 한 달이었다. 감독님과 코치님이 믿고 올려주셨는데, 그런 것에 보답을 많이 못하다 보니까. 조금 자책을 많이 했는데, 그래도 작년에 약간 그렇게 자책했던 경험들이 조금 올해는 쌓이다 보니까 그래도 못했을 때 빨리 떨쳐버릴 수 있었던 것 같다. 잠이 안 오더라도 일찍 자려고 계속 노력하고, 다음 날 또 똑같이 아무 생각없이 하려고 했던 게 조금 털어버릴 수 있었던 이유이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무슨 일이야' ERA 18.69→2.84, 국대 좌완 왔구나…"믿음 보…
2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IA와 LG의 경기, KIA 최지민이 역투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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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와 KIA의 경기, KIA 최지민이 역투하고 있다. 광주=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6.07/
투수코치들과 대화를 나누며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한 게 결과로 나오고 있다. 마운드에서 자신감을 되찾는 게 급선무였다.

최지민은 "팔 스로잉이 너무 짧아서 포인트가 일정하지 않다고 하셨다. 릴리스 포인트만 정확하면 네 공이 그래도 전보다 일정하게 갈 것 같다고 하셨다. 캐치볼할 때 봐주시면서 코치님이 많이 이야기했던 게 도움이 많이 됐다. 사소한 포인트를 짚어 주신 건데, 연습하다 보니까 나랑 맞더라. 좋을 때 영상과 안 좋을 때 영상을 보니 왼쪽 다리도 많이 죽는 느낌이 있었다. 코치님이 그런 이야기도 해주셔서 보완하다 보니까 조금은 그래도 괜찮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제구 난조는 심리적인 문제도 컸다.


최지민은 "코치님이 데이터를 뽑아서 주시면서 벗어나는 공이 생각보다 많지는 않으니까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라고 하셨다. 올라갔을 때 자신 있게 던지라고 이야기해 주신 게 도움이 많이 됐다. 볼이 한두 개 안 들어가면 급해지고, 스트레스 받는 일이 많았다. 이제는 하나의 안타라고 그냥 스스로 생각한다. 어차피 안타 맞으면 2루타, 3루타, 홈런도 맞을 수 있는데 볼넷은 그래도 한 루만 출루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가볍게 생각하고 스트레스 안 받으려고 하다 보니까 5월보다 괜찮았던 것 같다"고 밝혔다.

자신이 부진한 동안 부담을 더 짊어졌던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표현했다.

최지민은 "안 좋을 때는 (동료들이) 위로를 많이 해줬다. 그래도 내가 좀 잘 던져야 (전)상현이 형이나 (조)상우 형, (정)해영이 형이 덜 던질 수 있을 것 같아서 시즌 초반에 안 좋았을 때는 그런 점이 많이 미안했다"며 이제는 형들의 짐을 나누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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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IA와 LG의 경기, 정해영과 최지민이 그라운드로 나서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6.27/

광주=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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