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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기다린 5툴 유망주' 차기 잠실 유격수, 왜 올스타 휴식기 반납했나…"내 친구 뽑아주세요"

최종수정 2025-07-13 11:22

'16년 기다린 5툴 유망주' 차기 잠실 유격수, 왜 올스타 휴식기 반납…
덕수고 후배들을 응원하기 위해 목동을 찾은 두산 베어스 박준순. 목동=김민경 기자

[목동=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김)화중이가 두산에 왔으면 좋겠어요. 중학교 친구거든요."

차기 잠실 유격수를 노리는 두산 베어스 신인 박준순은 12일 목동구장을 찾았다. 청룡기 결승에 오른 덕수고 후배들을 응원하기 위해서다. 올스타 휴식기에 귀한 휴식일 하루를 반납하며 폭염 속에서 끝까지 경기를 지켜봤다.

박준순이 특히 더 응원한 선수는 덕수고 3학년 좌완 에이스 김화중. 박준순과 중학교 때부터 친구로 202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상위 지명이 기대되는 좌완 파이어볼러다.

박준순은 2025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6순위로 두산에 지명됐다. 야수 중 전체 1순위 지명이었다. 두산이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에 내야수를 지명한 것은 2009년 2차 1라운드 전체 7순위 허경민(현 KT 위즈) 이후 16년 만이다. 두산은 박준순에게 계약금 2억6000만원을 안기며 차기 주전 유격수로 성장하길 기대했다.

김태룡 두산 단장은 지명 당시 "오랜만에 1번을 내야수로 지명했다. 박준순은 올해 최고의 내야수다. 앞으로 두산 내야의 한 축을 20년 동안은 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5툴에 가까운 올해 최고 내야수"라고 엄지를 들었다.

박준순은 구단의 기대에 걸맞게 성장하고 있다. 전반기 39경기에서 타율 0.319(94타수 30안타), 2홈런, 6타점, OPS 0.744를 기록했다. 19살 어린 선수라 공수에서 보완할 점은 분명 눈에 보이지만, 3할 타율로 전반기를 마친 것은 분명 의미가 있었다. 두산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김재호 이후 주전 유격수를 찾지 못해 몇 년째 애를 먹고 있기에 박준순의 빠른 성장세가 더 반갑다.

박준순은 전반기를 되돌아보며 "처음에는 헤매긴 했는데, 적응하면서 괜찮아진 것 같다. 1군에서 뛰면서 좋은 공을 치다 보니까 볼 카운트 싸움 같은 게 좋아진 것 같다. 1군 공에 적응하면서 타율도 올라간 것 같고, 적응을 했던 게 (3할 타율을 기록한)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 조성환 감독대행께서 나를 믿고 써 주시고, 기회를 주셨는데 증명이라고 하기는 그렇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해내지 않았나 생각한다. 감사한 마음"이라고 이야기했다.


'16년 기다린 5툴 유망주' 차기 잠실 유격수, 왜 올스타 휴식기 반납…
1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롯데의 경기, 3회초 1사 1,2루 박준순이 안타를 치고 기뻐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7.10/

'16년 기다린 5툴 유망주' 차기 잠실 유격수, 왜 올스타 휴식기 반납…
12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0회 청룡기 고교야구선수권 대회 및 주말리그 왕중왕전 부산고와 덕수고의 결승전. 2회초 구원 등판한 덕수고 김화중이 투구하고 있다. 목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7.12/
박준순이 덕수고 유니폼을 입은 동안 청룡기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덕수고는 1986, 2001, 2012, 2013, 2014, 2016년까지 6차례 우승을 차지한 전통의 강호인데, 2016년 이후로는 정상에 오르지 못해 우승에 목이 말라 있었다.


박준순은 친구 김화중이 청룡기 우승 깃발을 휘날리며 자신의 뒤를 따라 두산 유니폼을 입길 간절히 바랐다.

박준순은 "지금 팀에 덕수고 출신이 나 뿐이다. (권)휘 형이 있었는데 최근 은퇴하셨다. (김)화중이가 들어왔으면 좋겠다. 나랑은 중학교부터 같이 다닌 친구다. 유급을 했다. 내가 꼬셔서 데려왔던 친구인데, 잘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두산에 와서 같이 야구를 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 제구가 좋고, 공도 빠르고, 변화구도 좋고. 좌완 파이어볼러니까 그런 점이 어필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진심으로 응원했다.

김화중은 박준순의 응원에 화답했다. 김화중은 손가락 부상에도 불구, 2번째 투수로 자원 등판해 3⅓이닝 2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덕수고의 우승을 이끌었다. 덕수고는 부산고를 7대3으로 꺾고 팀 역대 7번째 청룡기 우승을 차지했다. 2016년 이후 9년 만의 정상 탈환이었다.

김화중은 박준순의 두산 후배 제의에 "(박)준순이랑은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다. 준순이 밑으로 후배로 들어가면 초반에만 맞춰 주다가 다시 친구로 지내겠다"고 말하며 웃었다.

박준순은 친구 김화중을 비롯해 후배들이 우승 세리머니하는 장면을 더그아웃에서 끝까지 지켜본 뒤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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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0회 청룡기 고교야구선수권 대회 및 주말리그 왕중왕전 부산고와 덕수고의 결승전. 7대3으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한 덕수고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목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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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0회 청룡기 고교야구선수권 대회 및 주말리그 왕중왕전 부산고와 덕수고의 결승전. 7대3으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한 덕수고 선수들이 정윤진 감독을 헹가래치고 있다. 목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7.12/

목동=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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