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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잡으러가야지? '팀타율 1위' 롯데, 후반기 달라져야할 1순위 요소…'희생번트 41개'에 담긴 명장의 고민 [SC포커스]

최종수정 2025-07-16 14:31

한화 잡으러가야지? '팀타율 1위' 롯데, 후반기 달라져야할 1순위 요소…
레이예스는 팀의 버팀목이자 리그 정상급 타자지만, 전반기 병살타 1위도 기록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7.08/

한화 잡으러가야지? '팀타율 1위' 롯데, 후반기 달라져야할 1순위 요소…
김태형 감독은 두산 시절과 달리 롯데에선 더그아웃에서 한결 다양한 표정을 보여주고 있다. 그만큼 경기가 계획한대로 잘 풀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7.6/

한화 잡으러가야지? '팀타율 1위' 롯데, 후반기 달라져야할 1순위 요소…
롯데 김민성이 번트를 대고 있다. 부산=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7.03/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정규시즌의 62% 가량을 마쳤는데 톱3. 2025년 롯데 자이언츠는 예상을 뛰어넘는 고공 비행을 이어가고 있다.

시즌 전 롯데의 가을야구를 전망하는 야구계 관계자는 많지 않았다. FA 영입 등 뚜렷한 전력보강도 없고, 기존 선수단의 뎁스가 얇다는 지적도 아팠다. 선발과 불펜, 내야와 외야를 가리지 않고 팀 전력에 아쉬움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전반기를 마친 현재 롯데는 한화-LG에 이어 당당히 3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4위 KIA와 1경기반 차, 8위 삼성과 4경기반 밖에 차이나지 않는 치열한 순위경쟁이 벌어지고 있지만, 그 와중에도 시즌 내내 3연전 스윕패를 단 한번도 당하지 않으면서 꿋꿋이 톱3를 지킨 롯데다.

롯데의 저력은 역시 탄탄한 타선에 있다. 팀 타율 1위(2할8푼), 팀 OPS 4위(출루율+장타율, 0.743)를 기록했다. 복덩이 전민재의 공수 활약이 눈부셨고, 레이예스와 전준우는 부상없이 전반기를 소화하며 클러치마다 한방씩 터트렸다.

황성빈과 나승엽은 돌아온 가운데 윤동희 고승민 손호영 등도 복귀를 앞두고 있다. 장두성 김동혁 한태양 이호준 박찬형 등 주축 타자들이 부상으로 이탈한 공백을 메운 '잇몸'들도 쉽게 1군 자리를 내줄 생각이 없다.


한화 잡으러가야지? '팀타율 1위' 롯데, 후반기 달라져야할 1순위 요소…
12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 올스타전, 롯데 전준우. 대전=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7.12/
지난해에도 팀 타율 2위(2할8푼5리) OPS 2위(0.782)를 기록했던 롯데 타선이지만, 구성원이 여러모로 달라지면서 큰 차이를 보인 항목이 하나 있다.

바로 병살타. 롯데는 지난해 병살타 100개로 두산-NC와 함께 이 부문 공동 4위였다. 1위 KIA가 119개, 2위 KT가 112개였다.

그런데 올해 롯데는 전반기에만 무려 87개의 병살타를 기록, 이 부문 단연 1위를 질주중이다. 64개로 공동 2위인 삼성-키움-KT와의 차이가 현격하다. 선두 롯데와 2위권의 차이보다 2위권과 꼴찌 SSG(50개)의 차이가 더 적다.


전경기에 출전한 레이예스는 타율 1위(3할4푼) 최다안타 1위(122개) 타점 2위(69개) OPS(출루율+장타율) 5위(0.887) 등 타격 전방위에 걸쳐 좋은 성적을 냈지만, 병살타(15개)도 1위였다. 병살타 부문 상위 18명 안에 롯데 선수가 5명(레이예스, 손호영 9개, 전준우 8개, 나승엽 윤동희 7개)이나 포함된다.

병살타는 단순히 타자나 주자의 스피드로 결정되는 문제가 아니다. 타구 방향이나 속도, 타자와 주자의 병살을 당하지 않는 요령 등이 더 중요할 수 있다. 지난해 대비 리그 전체적으로 장타가 줄어들었고, 롯데 타자들이 홈런성 타구보다는 라인드라이브를 치는 능력이 뛰어난 것도 이유가 될 수 있다. 레이예스와 전준우가 집중 분석에 시달린 결과물일 수도 있고, 프로 경험이 적은 주자들의 요령 부족일 수도 있다.

일단 현장에서는 경험 부족에 초점을 맞추는 모양새다. 1군 경험이 일천한 선수들이 타선의 주축을 이루다보니 작전을 내기도 어렵고, 병살타가 나올 법한 상황을 예측해 움직이는 모습도 많지 않았다는 시선이다.


한화 잡으러가야지? '팀타율 1위' 롯데, 후반기 달라져야할 1순위 요소…
1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롯데의 경기, 손호영이 2회초 삼진으로 물러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6.17/
전반기 김태형 감독의 선택은 '희생번트'였다. 롯데의 희생번트는 전반기에만 무려 41개(공동 2위). 이미 지난시즌 전체(37개, 키움과 공동 9위)보다 많다. 일단 2루에 보내서 병살 가능성을 낮추겠다는 뜻. 희생번트 1위가 LG(44개), 공동 2위가 한화라는 점도 눈에 띈다.

김태형 감독은 평소 희생번트를 선호하지 않는 감독으로 꼽혀왔다. 두산 시절 희생번트 갯수가 상위권인 적이 한번도 없다. 올시즌은 김 감독이 지휘하는 팀의 희생번트 순위가 가장 높은 시즌이다.

롯데가 후반기 순위 경쟁을 이겨내고, 2위 LG나 1위 한화를 따라잡으려면 반드시 병살타 문제를 해결해야한다. 김태형 감독이 병살로 속끓이는 모습이 줄어드는 만큼, 롯데는 가을야구, 그 이상의 비원에 가까워진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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