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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정규시즌의 62% 가량을 마쳤는데 톱3. 2025년 롯데 자이언츠는 예상을 뛰어넘는 고공 비행을 이어가고 있다.
롯데의 저력은 역시 탄탄한 타선에 있다. 팀 타율 1위(2할8푼), 팀 OPS 4위(출루율+장타율, 0.743)를 기록했다. 복덩이 전민재의 공수 활약이 눈부셨고, 레이예스와 전준우는 부상없이 전반기를 소화하며 클러치마다 한방씩 터트렸다.
황성빈과 나승엽은 돌아온 가운데 윤동희 고승민 손호영 등도 복귀를 앞두고 있다. 장두성 김동혁 한태양 이호준 박찬형 등 주축 타자들이 부상으로 이탈한 공백을 메운 '잇몸'들도 쉽게 1군 자리를 내줄 생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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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병살타. 롯데는 지난해 병살타 100개로 두산-NC와 함께 이 부문 공동 4위였다. 1위 KIA가 119개, 2위 KT가 112개였다.
그런데 올해 롯데는 전반기에만 무려 87개의 병살타를 기록, 이 부문 단연 1위를 질주중이다. 64개로 공동 2위인 삼성-키움-KT와의 차이가 현격하다. 선두 롯데와 2위권의 차이보다 2위권과 꼴찌 SSG(50개)의 차이가 더 적다.
전경기에 출전한 레이예스는 타율 1위(3할4푼) 최다안타 1위(122개) 타점 2위(69개) OPS(출루율+장타율) 5위(0.887) 등 타격 전방위에 걸쳐 좋은 성적을 냈지만, 병살타(15개)도 1위였다. 병살타 부문 상위 18명 안에 롯데 선수가 5명(레이예스, 손호영 9개, 전준우 8개, 나승엽 윤동희 7개)이나 포함된다.
병살타는 단순히 타자나 주자의 스피드로 결정되는 문제가 아니다. 타구 방향이나 속도, 타자와 주자의 병살을 당하지 않는 요령 등이 더 중요할 수 있다. 지난해 대비 리그 전체적으로 장타가 줄어들었고, 롯데 타자들이 홈런성 타구보다는 라인드라이브를 치는 능력이 뛰어난 것도 이유가 될 수 있다. 레이예스와 전준우가 집중 분석에 시달린 결과물일 수도 있고, 프로 경험이 적은 주자들의 요령 부족일 수도 있다.
일단 현장에서는 경험 부족에 초점을 맞추는 모양새다. 1군 경험이 일천한 선수들이 타선의 주축을 이루다보니 작전을 내기도 어렵고, 병살타가 나올 법한 상황을 예측해 움직이는 모습도 많지 않았다는 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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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감독은 평소 희생번트를 선호하지 않는 감독으로 꼽혀왔다. 두산 시절 희생번트 갯수가 상위권인 적이 한번도 없다. 올시즌은 김 감독이 지휘하는 팀의 희생번트 순위가 가장 높은 시즌이다.
롯데가 후반기 순위 경쟁을 이겨내고, 2위 LG나 1위 한화를 따라잡으려면 반드시 병살타 문제를 해결해야한다. 김태형 감독이 병살로 속끓이는 모습이 줄어드는 만큼, 롯데는 가을야구, 그 이상의 비원에 가까워진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