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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스리그(2군)는 그동안 인기와는 거리가 멀었다.'육성의 텃밭'으로만 여겨졌다. 대부분 구단은 야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관중 접근이 어려운 장소에 퓨처스 시설을 마련했다. 당연히 독립과 자생은 꿈도 못 꿀 일이었다. 앞으로도 영원히 '그들만의 리그'로 남아 있어야 할까.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당연히 발전을 위해서는 매력적인 이야기는 맞죠. 그런데…."
다만, 문제는 현실이다. 이상적 구호를 현실화 하는 건 별개의 문제다.
실제 퓨처스 산업화에 대한 현장의 의견은 엇갈렸다. 부정적인 전망도 많았다. 수많은 난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성공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도 있었다.
퓨처스리그는 경우 '선수 육성'이라는 목표를 두고 탄생했다.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게 접근성이 어려운 도시를 택한 것도 이와 같은 이유다.
팬들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2군 시스템인데 산업화를 이유로 개방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한 에이전트는 "곳곳에서 사건 사고가 나는데 개방이 이뤄질 경우 선수들이 더 많은 유혹에 노출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 일본과 다르게 땅이 넓지 않은 한국의 특성도 고려돼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일본야구에 정통한 관계자는 "미국과 일본 모두 한국에 비해 국토가 넓다. 교통 여건을 고려하면 1군 프로야구를 보러 가는 게 쉽지 않은 지역 사람들이 많다. 자연스럽게 2군 경기가 대체재가 될 수 있었고, 산업화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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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 또한 문제로 지적 받았다. 퓨처스 구장의 경우 대부분 신축 및 리모델링 과정을 거치기는 했지만, 제대로 된 경기를 치르기 어려운 환경의 구장도 많다. 특히 조명 시설을 이용해야 되는 저녁 경기가 진행될 수 있는 구장도 제한적이다.
KBO는 지난 6월 퓨처스 11개 구장 점검한 뒤 지자체 및 구단에 개선을 요청했다. 선수단 편의 시설이 노후화되고 낙후되어 있는 현실 속 낙후된 관중 편의 시설은 말할 것도 없다. 또한 관중이 들어오기 위해서는 식음료 시설 또한 유치해야 하는데 1군보다 수요가 적은 퓨처스리그에서 이런 부분들이 원활하게 이뤄질 지에 대해 의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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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구단 단장은 "프로야구 발전 및 규모를 늘리는데 있어서 퓨처스리그의 산업화는 충분히 좋은 이야기"라면서도 "퓨처스리그 마케팅 등을 담당할 직원을 추가로 뽑아야 할 수도 있는데 구단 입장에서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또한 완전한 산업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2군 자체적으로 브랜딩을 해야하는데, 이 경우 모기업의 이름이 구단명에서 빠질 수도 있다. 모기업 지원을 받는 프로야구 구조에서 구단명에 이름을 뺄 경우를 달가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B구단 관계자 역시 "계속 운영비를 줄여가며 1군 또한 자생력을 강조하고 있는 현실에서 퓨처스까지 일을 늘리고 싶지는 않을 것"이라고 현실적 어려움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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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싹이 트고 있다. 모 구단 퓨처스 관계자에 따르면 평일과 주말 가릴 것 없이 꾸준하게 팬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구장 문제는 울산, 포항, 청주 등 비어 있는 '제 2구장'을 활용하는 방안이 있다. 퓨처스 서머리그와 같이 원정으로 비어있는 1군 구장 활용 역시 대안이 될 수 있다. 인력 문제 역시 '대학생 마케터' 활용 등 다양한 대안을 찾을 수 있다. 야구장 입점 먹거리 업체의 상시화가 어렵다면 일단 푸드 트럭 등 이동 가능한 먹거리를 현장에 투입하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 처음부터 완벽한 출발도 없다. 수 많은 시행착오와 어려움을 극복하며 옥석이 탄생한다. 해법 없는 문제 또한 아니다.
가야할 방향이 맞다면 가시덤불이라도 헤쳐 없던 길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창조이자 혁신의 첫 걸음이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