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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심판들을 위해서라도 도입이 시급했던 체크스윙 비디오 판독.
사실 KBO도 준비를 안 한 건 아니다. 올해 2군에서 체크스윙 비디오 판독 시범 운영을 해보고, 1군 도입 시기를 결정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사고가 너무 자주, 중요할 때 터졌고 결국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동안 전 구장에 판독용 카메라 설치를 완료했다. 시범 운영을 거쳐, 내달 19일 처음으로 체크스윙 비디오 판독을 실시하기로 했다.
그런데 제도 도입을 발표한 날, 또 중요한 순간 오심이 발생하고 말았다. 22일 광주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상위권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두 팀의 3연전 첫 번째 경기. 중요성은 설명이 필요없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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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판정은 KIA에 너무 뼈아팠다. 문보경의 내야 땅볼 때 병살 처리를 위해 마음이 급했던 유격수 박찬호의 어이없는 송구 실책이 나왔고, 그렇게 LG가 쐐기점을 얻었다. 9회말을 앞두고 LG는 마무리 유영찬을 쓴 상황에서 1점 차냐, 2점 차냐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결국 KIA는 9회 선두 최형우의 안타가 나왔지만 LG를 압박하지 못하고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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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심판들을 위해서라도 이번 제도 도입은 환영할 만 하다. 체크스윙은 물리적으로 심판이 정밀하게 판단하기 힘들다.
1, 3루심은 홈을 45도 각도에서 본다. 방망이 끝이 돌아가는지 보기 어려운 위치다. 반대로 감독들은 더그아웃 가장 끝, 타석과 거의 동일선상에서 경기를 본다. 심판들보다 방망이 돌아가는게 훨씬 잘 보인다. 그러니 '나도 보이는데 심판은 왜 못 보느냐'는 오해가 쌓일 수밖에 없다. 팬들도 느린 화면으로 보니, 확실하게 돌아간 걸 안다. 이번 문보경 스윙의 경우, 전반기 어처구니 없었던 오심들에 비면 심판 입장에서 판정 난이도 '상'이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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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체크스윙 판독도 마찬가지다. 슬로모션 중계 등이 없는 세상이라면 모를까, 심판들만 너무 불리한 환경이다. 물론, 비디오 판독의 영역에 사람 주관이 들어가는 건 환영만 할 일은 아니다. 판독 상황에서도 어느 쪽에서는 불만이 나올 수 있다. 사람마다 보는 눈이 다르기 때문. 하지만 지금은 불신이 너무 깊어졌다. 심판들도 카메라를 믿고, 부담을 덜고 판정을 하는 게 그라운드 위 구성원 모두의 정신건강 상 좋을 듯 하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