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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첫 경기부터 분위기가 달랐다. 잘 던질 줄 알았다."
키?V 히어로즈 라클란 웰스(28)가 그 주인공이다. 외국인 선수로는 비교적 젊은 나이, 호주리그(ABL)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고, 비록 빅리그 맛은 보지 못했지만 더블A 등 미국 마이너리그 생활도 10년 넘게 했다. 쌍둥이 형도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2년간 뛴 전직 메이저리거다.
22일 고척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팀타율 1위' 롯데 타선을 상대로 6이닝 3실점으로 역투하며 팀 승리의 기반을 깔았다.
사실 키움 구단은 웰스의 기량에 꽤 만족하고 있었다. 어차피 외국인 선수 교체권도 1장 쓴 상황이라 시즌 끝까지 함께 하길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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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키움은 웰스를 대신할 새로운 외국인 투수를 구하고, 부상에서 복귀한 외국인 타자 카디네스와는 시즌 끝까지 함께 하기로 했다.
웰스의 개인 사정이란 뭘까. 호주리그는 6개팀 중 3개팀이 해체되는 등 존속 위기를 맞고 있다. 적어도 야구로 밥벌이를 한다면 지금 시점에서 한국에 남아 뛰는 것보다 더 많은 돈을 버는 게 쉽지 않다.
웰스가 키움과 잔여시즌 계약을 맺게 되면 키움에 보류권이 생긴다. 혹시 웰스가 지난 활약에 만족하고, 차기 시즌 타 팀의 러브콜을 받기 위해 계약을 거부한 것은 아닐까. 내년부터 프로야구에는 '아시아쿼터'가 도입된다. 호주인인 웰스는 아시아쿼터로도 한국에 올 수 있다.
이 또한 가능성이 높진 않다. 우선 올해 웰스에게 접근한 팀이 있다면 이는 명백한 탬퍼링(사전 불법 접촉)이다.
굳이 웰스가 다음 시즌 한국 진출을 원했다면 키움에 6주짜리 계약을 연장해달라고 하는 방법도 있다. 보다 긴 시간 동안 안정적으로 자신의 쇼케이스를 펼칠 수 있고, 키움의 보류권은 올해로 제한된다. 단기 외인은 포스트시즌에 출전할 수 없지만, 키움은 가을야구에 이미 탈락한 상황이라 큰 부담도 없다.
웰스가 내년 시즌 한국에 다시 돌아온다면, 외국인 선수보다는 아시아쿼터 외국인 선수일 가능성이 높다. 아시아쿼터로 유격수 등 야수 취약 포지션을 보강할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대부분의 팀이 선발투수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에서도 시라카와 케이쇼(전 두산)처럼 일본 독립리그나 2군의 젊은 선수들이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아시아쿼터의 최고 금액은 20만 달러(월 최대 2만 달러)로, 외국인 선수 대비 5분의 1에 불과하다. 그만큼 기대치도 높지 않다. 이미 한국 생활을 경험해본 선수인데다 좌완의 이점을 감안하면 키움 뿐 아니라 원하는 팀이 충분히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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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