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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17일의 휴식 효과는 분명히 있었다. '마의 5,6회'를 쉽게 넘겼다. 부진의 이유가 실력이 아니라 체력 탓이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15승 이상을 바라보고 1선발로 영입된 치리노스는 전반기에 18경기서 7승4패 평균자책점 3.65를 기록했다. 4월까지만 해도 4승1패 평균자책점 1.67의 좋은 성적을 올리며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5월부터 조금씩 아쉬운 피칭이 나오기 시작했고, 6월 이후에는 기대와 다른 모습이 보였다. 특히 초반엔 잘 던지다가 5,6회 쯤 볼넷이 나오며 흔들리고 실점하며 갑자기 무너지는 장면이 자주 나왔다.
결국 LG 염경엽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체력적인 부분을 고려해 치리노스에게 휴가를 주기로 했다. 5일 삼성전(5⅓이닝 4실점) 이후 추가 등판 없이 전반기를 마쳤고, 후반기에도 롯데와의 첫번째 시리즈에도 등판하지 않기로 했다. 무려 보름이 넘는 긴 휴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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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말 김선빈과 고종욱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삼자범퇴로 마친 치리노스는 2회말도 나성범을 삼진으로 처리하며 삼자범퇴로 끝냈다. 3회말엔 9번 김호령에게 중전안타를 맞아 첫 출루를 허용했지만, 1번 박찬호를 유격수앞 땅볼로 잡아내 무실점행진을 이어나갔다. 4회말은 공 7개로 김선빈 고종욱 최형우를 삼자범퇴 시켰고, 5회말에도 위즈덤을 3구 삼진으로 잡아내면서 8개로 끝냈다. 5회까지 53개로 1안타 무4사구 5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한 피칭을 했다.
이런 치리노스를 타선도 도왔다. 박해민이 4회초 솔로포, 박동원이 5회초 솔로포를 쏘아올렸고, 6회초엔 구본혁의 2루타로 출루한 뒤 내야땅볼과 상대 실책으로 1점을 더 얻어 3-0으로 앞섰다.
6회말에도 공 10개로 삼자범퇴로 끝내면서 마의 5,6회를 쉽게 넘어간 치리노스는 4-0으로 앞선 상황에서 7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아쉽게 7회에 흔들렸다. 1사 후 고종욱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했고, 최형우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내 한숨 돌리는 듯 했지만 위즈덤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내 1,2루가 됐다. 나성범에게 던진 149㎞의 투심이 중전 적시타가 되며 1-4. 2사 1,3루의 위기가 이어졌고, 투구수가 89개까지 이르자 결국 교체가 결정됐다. 김진성이 오선우에게 우월 스리런포를 맞아 단숨에 4-4 동점이 되며 경기가 원점이 됐다. 치리노스 승리 요건도 날아갔다.
그래도 치리노스가 긴 휴식 후 힘있는 공을 뿌렸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실력엔 문제가 없다는 것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최고 151㎞의 직구는 3개만 던졌고, 주무기인 최고 153㎞의 투심을 47개 뿌렸다. 최고 141㎞의 스위퍼를 24개, 최고 142㎞의 포크볼을 15개 던졌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 후 "후반기 첫 경기인데 치리노스가 좋은 컨디션을 보여준 것이 희망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광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