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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호크스 '좌완 특급' 리반 모이넬로(30)와 요미우리 자이언츠 우완 라이델 마르티네스(29)는 쿠바 출신으로 '재팬드림'을 이룬 최고 선수들이다. 나란히 쿠바 대표를 거쳐 20대 초반 어린 나이에 일본프로야구(NPB)에 진출해 성장했다. 모이넬로는 2017년 육성선수로 소프트뱅크에서 시작했고, 마르티네스는 같은 해 주니치 드래곤즈에서 출발했다.
주니치 뒷문을 지키던 마르티네스는 지난겨울 요미우리로 이적했다. 최고 마무리 투수에 걸맞은 대우가 따랐다. 4년-48억엔, 일본프로야구 최고 연봉에 계약했다. 마르티네스는 2022, 2024년 센트럴리그 세이브 1위를 했다. 2022~2023년, 2년 연속 0점대 평균자책점을 마크했다. 그는 23일 현재 세이브 공동 1위(28개)다.
최고의 좌완투수가 오른팔로 던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특급 마무리가 선발로 나선다면 어떨까. 모이넬로와 마르티네스가 궁금증을 풀어줬다. 승패에 상관없이 즐기는 무대가 된 한여름밤의 야구 축제, 올스타전이라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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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럴리그 타자는 우투우타 산드로 파비앙(히로시마 카프). 1~2구가 연달아 시속 124km를 찍었다. 초구는 바깥쪽 높은 쪽으로, 2구는 바깥쪽 낮은 코스로 스트라이크존을 비켜갔다. 볼카운트 2B. 또 직구를 던졌다. 한가운데 높은 코스를 파고들었다. 파비앙이 이 공에 반응했다. 3루수 파울 플라이. 관중석에서 박수가 나왔다. 3구로 끝낸 모이넬로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마운드를 내려왔다. 2이닝 1안타 무실점.
몰래 퍼포먼스를 준비한 모이넬로는 "타자 몸을 맞힐까 봐 더 빠르게 못 던졌다"라고 농담을 하고 "좋은 추억을 쌓았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어린 시절에 오른팔로 던진 시기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모이넬로의 최고 구속은 158km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인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모이넬로의 깜짝 투구에 반응했다. 다르빗슈는 자신의 X 계정에 '오른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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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만에 선발로 나선 마르티네스는 등판 타이밍이 바뀌었지만 완벽했다. 1회 6구로 아웃카운트 3개를 잡았다. 퍼시픽리그 올스타팀 1번 후지와라 교타(지바 롯데 마린즈)를 1루수 땅볼, 2번 돈고 유마(오릭스)를 유격수 땅볼, 3번 무라바야시 이쓰키(라쿠텐 이글스)를 투수 땅볼로 잡았다.
최고 시속 156km 강속구에 계측이 불가한 초저속 슬로 볼을 뿌렸다. 최고 시속 161km를 던지는 마르티네스의 아리랑볼에 장내가 술렁거렸다. 올스타전이기에 가능한 퍼포먼스다. 마르티네스는 "부담 없이 즐겼다. 재미있게 던지고 싶었다"라고 했다.
선발투수들의 투구 일정 때문에 마르티네스에게 선발 기회가 왔다. 센트럴리그 올스타팀을 지휘한 아베 신노스케 감독(요미우리)이 아이디어를 냈다.
마르티네스는 "처음 선발 얘기를 들었을 때 놀랐다. 평소 하던대로 아웃카운트 3개만 잡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임했다"라고 했다. 그는 '후반기에 슬로우 볼을 던질 생각이 있나'라는 질문에 "그럴 생각이 없다"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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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