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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권희동 선수에게 당했지만..."
KT는 2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9대2 대승으로 창원에 내려와 2연승을 달렸다.
쉽지 않은 경기였다. 왜냐면 경기 전부터 플랜이 완전히 꼬였기 때문. 원래 이날 선발은 전반기 10승을 기록한 오원석이었다. 그런데 오원석이 개인 운동을 하다 허리를 삐끗했다. 도저히 공을 던질 수 없는 상황. 대체 선발이 필요한 가운데 이강철 감독 눈에 패트릭이 들어왔다. 후반기를 앞두고 쿠에바스 대체로 온 외국인 선수. 다만, 최근 선발 경험이 없어 불펜으로 3~4경기 던지며 선발로서의 '빌드업'을 해야하는 상황이었다. 18일 한화 이글스전 한 경기, 29개 공을 던진 게 전부인데 갑자기 선발로 나서게 됐다.
패트릭은 "어제(22일) 선발로 나가라는 얘기를 들었다. 원래 22일 NC전에서 40~50구를 투구할 예정이었다. 거기서 하루 늦춰진 것 뿐이다.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이미 몸은 준비된 상태였다. 당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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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이닝을 소화했다. 그런데 8-1이었다. 1이닝만 더 던지면 승리 요건을 갖출 수 있었다. 무리가 가지 않게 힘 빼고 던질 수 있는 상황으로도 보였다. 실제 제춘모 투수코치와 긴 시간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포착됐다. 패트릭은 이에 대해 "투수코치님이 '1이닝 더?' 말씀을 하셨는데, 농담 섞인 얘기였다. 크게 아쉽지는 않았다. 나는 개인 기록에 신경을 쓰는 스타일이 아니다. 팀이 이기게 하는 게 내 역할이었다. 그리고 나는 아직 빌드업 과정 중이다. 남은 시즌은 길다. 영리하게 생각해야 했다. 물론 나는 투쟁심이 많다. 마운드에서 계속 싸우고 싶었다. 하지만 멈춰야 했다. 내가 던질 수 있는 투구 수 안에서, 최대한 많은 이닝을 끌고간다는 것에만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패트릭은 지난해 일본프로야구 경험이 있다. 때문에 아시아 타자들의 특징도 잘 안다. 패트릭은 "컨택트 능력이 좋은 타자들, 파울을 많이 만들 수 있는 타자들이 많다는 걸 잘 안다. 헛스윙, 삼진이 많은 미국과는 완전히 다른 야구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초반 카운트 싸움에서 승부를 걸어야 한다.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어 범타로 유도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많은 이닝을 던질 수 있다. NC 권희동 선수를 상대로 커트에 시달리다 볼넷을 내줬는데 그게 한국 스타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방향성과 대처법 모두 확실한 신입 외인투수. 성공예감이다.
창원=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