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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민에게서 류현진의 향기가 난다...마산 출신인데, 왜 수원에서 그렇게 치는 거냐 [창원 현장]

최종수정 2025-07-24 13:07

안현민에게서 류현진의 향기가 난다...마산 출신인데, 왜 수원에서 그렇게…
사진제공=KT 위즈

[창원=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무섭긴 무섭더라. 몸이 완전 푸이그다. 그런데 이 친구 마산 출신 아니야?"

NC 다이노스는 왜 '마산의 아들' 안현민을 지명하지 않았을까.

KT 위즈를 넘어 이제 KBO리그의 '대세남'이다. 안현민 돌풍이 엄청나다. 근육질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초장거리 홈런 공포도 엄청난데, 정확성까지 갖춰 상대 입장에서 안현민을 만나면 너무 곤혹스럽다.

NC도 안현민에 이틀 연속 당했다. 안현민은 22일, 2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에서 이틀 연속 홈런을 뽑아냈다. 전구단 상대 홈런 기록을 세웠고, 시즌 홈런수를 18개로 늘렸다. 22일 경기는 홈런에 쐐기 적시타까지 '원맨쇼'를 펼쳤다.

23일은 NC도 단단히 마음을 먹고 나왔다. 선발 로건이 과감한 몸쪽 승부로 두 타석 연속 삼진을 잡는 쾌거(?)를 거뒀다. 하지만 쐐기 희생플라이 타점에, KT 대승 자축 홈런을 결국 얻어맞고 말았다.

리그를 평정한 4번타자 출신 이호준 감독도, 상대지만 안현민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감독은 "무섭긴 무섭더라. 몸이 완전 푸이그(전 키움)다. 그런데 마산 출신이라고 하던데 왜 KT에서 뛰고 있느냐"며 웃었다.


안현민에게서 류현진의 향기가 난다...마산 출신인데, 왜 수원에서 그렇게…
1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롯데-KT전. 1회말 1사 1루 안현민이 투런포를 친 후 환호하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6.12/
안현민은 NC의 홈인 마산에 위치한 마산고 출신. 2022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4라운드에 KT 지명을 받았다. NC는 당시 1차지명으로 안현민의 지역 라이벌팀 마산용마고의 박성재를 지명했다. 공교롭게도 같은 포지션인 포수였다. 박성재는 상무 군 복무를 마치고 지난 6월 전역했다.

NC는 당시 드래프트 안현민이 뽑힐 때까지도 다른 선수들을 지명했다. 2차 1라운드 이준혁, 2라운드 박동수, 3라운드 김녹원, 4라운드 조효원이었다. 이 중 올해 1군에서 활약하는 선수는 김녹원 정도다.


안현민에게서 류현진의 향기가 난다...마산 출신인데, 왜 수원에서 그렇게…
2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NC-한화전. NC가 2대0으로 승리했다. 이호준 감독이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대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7.2/

그러니 이호준 감독 입장에서는 '왜 지역에 있는 좋은 선수를 놓쳤느냐'고 아쉬움 섞인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신인드래프트는 어렵다. 현재의 모습으로 미래를 온전히 예측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선수가 언제, 어떻게 변하고 기량이 달라질지 예측 불가다. 스카우트들은 그 당시 잠재력으로 선수를 평가하지, 미래를 다 맞추는 '점쟁이'가 아니기 때문이다.

안현민도 고교 시절에는 눈에 띄지 않는 깡마른 포수였다. 포수로서의 강점도 크게 도드라지지 못했다.

실제 KT 입단 후 자리를 잡지 못하다 육군 현역으로 입대, 취사병으로 복무하다 웨이트 트레이닝의 맛을 알게 됐고 거기서 몸을 키워 근육질 전사가 됐다. 그리고 야구 인생이 달라졌다. 스카우트들도 안현민이 취사병으로 생활하며 운동을 그렇게 열심히 할 거라고 예상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안현민에게서 류현진의 향기가 난다...마산 출신인데, 왜 수원에서 그렇게…
스포츠조선DB
비슷한 사례가 있다. '살아있는 전설' 류현진(한화)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류현진도 인천 동산고 시절 고교 선수 이상의 기량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팔꿈치 수술 이력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그래서 당시 연고 구단이던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는 고민 끝에 포수 이재원을 1차지명 했다. 심지어 2차 1라운드 1순위 지명권을 가진 롯데 자이언츠도 류현진 대신 당시 최고 투수였던 나승현을 지명했다. 류현진은 2차 1라운드 2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는데, 류현진을 뽑지 않은 SK와 롯데는 지금도 스카우트 흑역사로 아쉬움을 곱씹고 있다.


창원=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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