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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롱릴리프로 등판한 첫 경기에서 2이닝을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그런데 세번째 이닝에서 전혀 다른 투수가 됐다. 결국 정답은 선발인가.
투수친화형 구장인 잠실에서 한 이닝에 홈런 3방을 허용한 여파는 뼈아팠다. 선두타자 정수빈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한 후 이유찬을 삼진으로 잡았지만, 제이크 케이브에게 투런 홈런을 맞았다. 뒤이어 다음 타자 양의지에게 백투백 홈런. 순식간에 3실점 한 황준서는 오명진을 삼진 처리하며 고비를 넘는듯 했지만, 신인 박준순에게 다시 좌월 솔로포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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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팀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엄상백이 올 시즌 15경기에서 단 1승(6패)에 그치고 부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결단을 내렸다. 물론 다시 투구 내용이 좋아지면 언제든 선발로 복귀할 수 있지만, 일단은 롱릴리프로 활용하며 시너지를 노리는 결단이었다.
그런데 황준서가 후반기 첫 등판에서 겨우 1이닝만 채우고 내려갔고, 뒤이어 등판한 엄상백이 2회와 3회를 퍼펙트로 완벽하게 막아내며 분위기가 반전되는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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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상백은 2회 김기연~김대한~정수빈, 3회 이유찬~케이브~양의지를 연속 범타 처리했다. 불펜이기는 해도 선발 황준서가 조기 강판된 비상 상황에서, 빠르게 준비해 등판한 엄상백이 이 위기를 넘기면 한화 입장에서는 이보다 큰 호재일 수 없다. 2이닝 퍼펙트의 의미가 컸다.
하지만 세번째 이닝에 갑작스럽게 무너졌다. 4회 선두타자 오명진을 삼진 처리하고, 박준순에게 3루타를 허용한 것이 시작이었다. 첫 피안타 허용. 주자가 나가자 공이 몰리기 시작했다. 양석환에게 던진 한복판 직구에 1타점 적시타를 맞았고, 다음 타자 김기연에게 또 2루타를 허용했다.
주자 2,3루 위기에서 김대한에게 2타점 적시타 허용. 낮은 직구를 걷어 올려 만든 안타였다. 실점이 불어나면서 더욱 거세게 흔들렸다. 정수빈에게 2루타, 그리고 이유찬에게 투런 홈런. 바로 다음 타자 케이브에게 또 솔로 홈런. 순식간에 4회에만 6점을 내준 엄상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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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서마저 흔들린 가운데, 한화는 최고의 엄상백 활용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인가. 압도적 단독 선두를 달리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고민이 되는 부분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