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후반기 첫등판이라)긴장해서 제구가 잘 안됐다. 공 자체는 별로 세게 던지지 않았다."
후반기 시작과 함께 1군에 등록됐지만, 출격할 기회가 마땅찮았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자꾸 1점 싸움하는 경기가 되서 쓸 타이밍이 잘 안나온다. 확 이기는 경기면 쓸 텐데, 삼진 잡을만한 구위가 되니까 주자 2루 이런 상황에도 한번 써보고 싶다"고 했다.
드디어 기회가 왔다. 후반기 첫 등판이라 너무 긴장했다. 첫 타자 박찬호를 상대로 155-154-156㎞ 직구를 던진 끝에 몸에 맞는 볼이 나왔다.
빗맞은 타구, 안타로 착각한 주자 박찬호가 너무 멀리 달렸다. 롯데 중견수 황성빈의 신속한 대처로 더블 플레이가 됐다.
마지막 타자는 여전히 리그 최고의 타자로 군림중인 최형우, 하지만 155-154-156㎞ 잇단 빠른 공 승부로 2루 땅볼을 유도했다.
직구를 던질 때마다 전광판에 표시되는 구속에 사직구장에는 연신 탄성이 울려퍼졌다. 하지만 정작 경기 후 만난 윤성빈은 "별로 세게 던지지 않았는데…"라며 웃었다. 이어 "마음에 불안감이 전혀 없고, 밸런스가 완전히 잡힌다면, (마음먹고 던지면)160㎞도 기대할만하다. 몸 상태가 정말 좋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
더위 때문에 땀으로 범벅이 된 얼굴이었다. 하지만 표정은 밝았다.
윤성빈은 김태형 감독이 당부한 주자 출루 후 세트포지션 투구에 대해서는 "투구폼이 지금도 느리긴 하지만, 예전 만큼은 아니다. 그래서 주자 견제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단계는 지났다. 감독님 말씀대로 조금 더 다듬는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김상진 코치님과 세트포지션 투구에 중점을 두고 많은 연습을 했는데, 2군에선 주자가 나가는 경우가 별로 없어서…. 와인드업 없이 세트로 던지는 연습도 많이 했다. 이젠 정말 자신감도 붙고, 여유가 생겼다. 오늘은 많이 긴장했고, 오늘 이후로는 더 편안하게 던질 수 있을 것 같다."
5점차 9회초였지만 무사 1루에서 거포 위즈덤을 만났다. 윤성빈은 "긴장 때문에 팔이 늦는게 느껴졌다. 그런데 세트포지션으로 하면 투구폼은 더 간결하니까 더 좋더라. 타자가 누구든 내 공만 똑바로 던지면 된다고 생각했다. 한가운데 전력으로 던졌다"고 설명했다.
|
올시즌 롯데는 최준용을 비롯해 이민석 홍민기 등 강속구 영건들이 연일 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윤성빈도 기쁨과 함께 경쟁심을 숨기지 않았다.
"지금 1군에 2군에서 같이 있었던 선수들이 많아서 분위기가 편안하다. 난 데뷔 9년차 아닌가. 민기도 잘 던지고, 민석이도 잘 던지는데, 나도 잘 던져야지 하는 마음도 있다. 오늘처럼 많은 관중들 앞에서 앞으로는 더 안정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