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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자네, 던지는 모습 보고 싶네."
KT 위즈 투수 고영표가 장인상을 당했다.
고영표의 장인 고 송재종씨는 숙환 끝에 26일 별세했다.
37도까지 치솟은 살인적 무더위 속 열기가 야구장에 갇힌 날. 땀인지, 눈물인지 모르는 액체가 투수의 얼굴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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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고영표는 "어제 돌아가신 장인 어른만 생각하면서 마운드에 올랐다. 최선을 다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개인 승리 여부를 떠나서 팀이 극적으로 승리했다. 장인 어른도 분명 좋아하셨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무거운 표정으로 말했다. 고영표는 빈소가 마련된 제주도로 떠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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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표 부고는 이날 경기가 끝날 때까지 동료 선수들도 몰랐다. 이강철 감독 등 코칭스태프 수뇌부만 알고 있었다.
이날 경기를 승리한 이강철 감독은 "오늘 선발 고영표가 정말 좋은 피칭을 하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 화요일과 오늘 호투에도 불구하고 승리 투수가 되지 못해 아쉽다"면서 "고영표는 어젯밤 장인께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전하며 오늘 선발 등판을 자청했다. 팀을 위한 희생과 헌신에 감독으로서 정말 고마운 마음이고, 선수단을 대표해 돌아가신 분께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0-0이던 4회 2루수 오윤석의 3루 송구 미스 속 먼저 실점한 고영표는 이닝 종료 후 먼저 오윤석에게 다가가 위로를 건네는 대인배적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장인 어른의 뜻을 받들어 팀을 먼저 생각하는 진정한 에이스의 헌신을 보여준 고영표의 품격. 야구장 안팍에서 칭송받아 마땅한 '고퀄' 에이스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