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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KIA 타이거즈가 가장 먼저 포기한 예비 FA는 외야수 최원준이었다.
최원준으로선 큰 충격일 수밖에 없다. 그는 서울고를 졸업하고 2016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3순위로 KIA 유니폼을 입고, 올해까지 10년 동안 프랜차이즈 스타의 길을 걸었다. KBO 통산 822경기에서 타율 0.280(2566타수 719안타), 29홈런, 258타점을 기록했다.
최원준은 지난해 136경기, 타율 0.292(438타수 128안타), 9홈런, 56타점을 기록하며 KIA의 통합 우승에 기여했다. KIA는 올해 예비 FA 신분인 최원준을 당연히 묶어둘 생각이었다. 지난해 2억2000만원이었던 연봉을 올해 4억원까지 올린 배경이다. 타구단과 영입 경쟁이 치열해서 놓치는 변수는 고려했지만, KIA가 먼저 손을 놓는 그림은 겨울까지는 상상하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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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KIA 외야진은 새롭게 재편됐다. 최원준이 자리를 비운 사이 김호령이 주전 중견수를 차지했고, 1루수와 코너 외야수가 모두 가능한 오선우가 팀의 중심 타자로 자리를 잡았다. 고종욱, 김석환 등도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후반기부터는 부상으로 빠져 있던 나성범이 돌아왔다. 최원준은 후반기에 1군 엔트리에는 있었으나 6경기에서 4타석밖에 기회를 얻지 못했다. 구단도 선수도 손해인 상황이 이어졌다.
조만간 3루수 김도영도 햄스트링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다. 지금은 1루수 오선우-3루수 패트릭 위즈덤을 기용하고 있지만, 주전 3루수 김도영이 돌아오면 위즈덤이 다시 1루로 가고 오선우는 외야로 빠져야 한다. 그러면 더더욱 최원준이 설 자리가 없다.
결국 구단은 최원준에게 길을 터주는 선택을 했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냉정할 필요가 있었다.
KIA는 최원준을 제외해도 예비 FA가 6명이다. 유격수 박찬호, 좌완 에이스 양현종, 4번타자 최형우, 필승조 조상우, 좌완 불펜 이준영, 포수 한승택이 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박찬호, 양현종, 최형우까지는 무조건 잡아야 할 전력으로 분류된다. 특히 불펜은 현재 한 명이 아쉬운 상황이라 조상우와 이준영도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일단 팀에 남기는 게 이득이다. 상대적으로 KIA 외야 선수층이 두껍다 보니 최원준이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꼴이 됐다. 불펜 붕괴로 구단이 조금 일찍 내부 FA 정리를 시작하는 그림이 됐다.
최원준으로선 프랜차이즈 스타 대우를 받다 하루아침에 유니폼을 갈아입게 됐으니 상심이 클 수 있지만, 선수는 어쨌든 그라운드에서 뛰어야 가치가 있다. NC는 최원준을 당장 쓰겠다고 데려간 팀이다. 올해 NC는 52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이 기간 최원준이 반전 드라마를 쓰며 올해 안 좋았던 평가를 뒤집을 수도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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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