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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왜 이렇게 진정이 안 되지."
김시훈은 마산 '로컬보이'이다. 마산 양덕초-마산동중-마산고를 졸업하고 2018년 1차지명으로 NC에 입단했다. NC 창단 이래 처음으로 연고지인 창원 마산 지역에서 뽑은 1차지명 선수라는 상징성이 있었다. 김시훈은 지명 후 처음 마산구장을 방문하던 날 마산고 교복을 입고 등장해 지역 출신 자부심을 뽐내기도 했다.
입단 뒤 제구가 잡히지 않아 애를 먹었고, 군 문제를 해결하고 우여곡절 끝에 입단 4년 만인 2022년 1군에 데뷔했다. 그해 59경기 4승5패, 11홀드, 83⅓이닝, 평균자책점 3.24를 기록하면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NC 유니폼을 입은 자부심이 워낙 컸던 선수기에 김시훈은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남기며 눈물을 뚝뚝 흘렸다.
김시훈은 29일 NC 구단 TV와 인터뷰에서 "(트레이드는) 아예 생각 못했다. 전화가 왔을 때도 벙벙했다. 뭘 어떻게 해야 할지 감도 안 잡히고,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생각이 많아졌다. KIA에서 나를 원했다고 하시니까 가서 잘하자는 생각이 컸다"고 이야기했다.
NC에서 기억 나는 순간을 꼽아달라는 말에 참았던 눈물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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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단 동기인 투수 신민혁과 김영규에게 한마디를 남기면서 또 한번 눈물을 훔쳤다.
김시훈은 멈추지 않는 눈물에 "왜 이렇게 진정이 안 되지"라고 당황스러워하다 "같이 지명돼서 많은 일들이 있었고, 같이 야구해서 좋았는데 먼저 떠나게 돼서 미안하게 생각한다. 내가 다른 나라를 가는 것도 아니고, 야구를 그만두는 것도 아니고 야구장이 아닌 곳에서도 만날 수 있으니까. 같이 있는 동안 재미있고 즐거웠다고 이야기해 주고 싶다"고 했다.
김시훈은 마지막으로 NC 팬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팬분들께 하는 날이 올까 생각했다. 막상 하려고 하니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다. 데뷔할 때부터 응원해 주신 분들도 많았을 것이고, 비난과 질책을 하셨던 분들도 있을 것이다. 많은 NC 팬들이 있어서 KIA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서 트레이드로 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보내주신 응원 감사하다. 2022년 이후로는 이렇다 할 보탬이 되지 못한 것 같아 팬들께 죄송하다. 비록 나는 떠나지만, 계속해서 NC를 사랑해 주시면 좋겠다. 끝까지 함께하지 못해 아쉽다. 응원 많이 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절절한 인사를 남겼다.
KIA는 최근 불펜 붕괴로 6연패에 빠진 만큼 김시훈과 한재승을 즉시 전력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낯선 곳이긴 하지만, 김시훈에게는 새로운 기회의 장이 열렸다.
심재학 KIA 단장은 "김시훈은 필승조로 활약했을 정도로 구위가 뛰어난 선수이며, 한재승도 빠른 공과 구위를 갖춘 선수로 두 선수 모두 불펜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한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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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